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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의 작은 흔적은 어떻게 진실이 되는가, 『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 출간(발 맥더미드·조진경 옮김, 문예춘추사)

법의곤충학부터 디지털 포렌식까지… 200년 과학수사의 진화 추적

장세환2026년 5월 13일 오후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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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jpg출판사 제공

범죄소설 작가 발 맥더미드가 과학수사의 역사와 현장을 추적한 논픽션 『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이 문예춘추사에서 출간됐다. 세계적 범죄소설 작가로 알려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허구를 넘어 실제 사건과 법과학의 발전 과정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책은 지난 200년 동안 발전해 온 법과학의 역사를 따라간다. 범죄 현장 조사, 화재 감식, 법의곤충학, 독물학, 지문 감식, DNA 분석, 디지털 포렌식, 법심리학까지 현대 과학수사의 거의 모든 영역을 폭넓게 다룬다.

특히 저자는 과학수사를 단순한 기술의 발전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사건 현장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투한 법과학자들의 집념과 실패, 시행착오를 함께 조명한다. 자연사박물관 탑에서 구더기를 채집하거나, 부검실에서 직접 심장을 만져본 연구자들의 이야기는 과학수사의 역사를 생생한 현장 기록처럼 전달한다.

책은 “진실은 허구보다 기묘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범죄소설 속 장치처럼 보였던 기술들이 실제 법정과 수사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 보여주며, 법과학이 현대 형사사법 체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설명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과학수사의 세밀함이다. 책은 구더기의 성장 속도로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법의곤충학, 머리카락보다 작은 DNA 흔적으로 범인을 특정하는 기술, 삭제된 디지털 흔적을 복원하는 디지털 포렌식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저자는 과학수사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숨기지 않는다. 범죄 수사에는 경찰, 과학자, 법정, 증언, 제도 등 수많은 인간적 요소가 개입하기 때문에 때로는 오류와 왜곡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모호한 진실을 밝혀내려는 인간의 노력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은 과학 교양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집요한 탐구 기록에 가깝다. 살인과 화재, 전쟁과 디지털 범죄를 지나며 독자는 과학이 어떻게 정의 구현의 도구가 되어왔는지 확인하게 된다.

저자 발 맥더미드는 28편의 범죄소설을 발표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다. 범죄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는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번역은 다양한 인문·과학 분야 도서를 옮겨온 전문 번역가 조진경이 맡았다.

『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은 범죄를 해결하는 기술의 역사를 넘어, 인간이 끝내 진실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시간의 기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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