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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역행’의 정신을 오늘 다시 묻다,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출간(이판국, 담아서)

도산 안창호와 흥사단의 기독교 정신 조명… 개인의 성찰에서 공동체 윤리까지

장세환2026년 5월 13일 오후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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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jpg출판사 제공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던 도산 안창호의 사상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읽어낸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가 담아서에서 출간됐다. 이판국 목사는 이 책에서 도산 안창호와 흥사단의 정신을 단순한 역사적 기념이 아닌, 오늘 사회가 다시 붙들어야 할 공동체 윤리와 시민정신의 문제로 확장해 풀어낸다.

책은 도산 사상의 핵심으로 꼽히는 ‘무실역행’, ‘애기애타’, ‘대공주의’를 중심에 놓고, 그 바탕에 자리한 기독교 정신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흥사단이 특정 종교 단체는 아니지만, 창립 이념과 조직 운영, 실천 전반에 기독교적 가치가 깊게 스며 있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도산이 강조한 “무실역행” 정신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저자는 “‘무실역행’은 거짓 없는 진실을 바탕으로 힘써 실천하자는 뜻”이라며, 그 이면에는 도산의 성경적 가치관과 기독교 신앙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고 짚는다.

책은 단순한 위인전 형식을 벗어난다. 저자는 방대한 문헌 자료와 흥사단 구성원 인터뷰, 설문 조사 등을 바탕으로 흥사단의 정체성 변화를 추적한다. 도산 안창호가 청년 시절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예수교학당에서 기독교를 접하며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도 비중 있게 다룬다.

또한 도산이 공동체 운영 방식 속에 예배 형식과 민주적 토론 문화를 도입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기도로 시작하고 토론과 공론을 통해 결정을 이끄는 집회 문화는 민주시민 훈련의 핵심이었다”는 대목은 오늘날 시민사회와 공동체 운영 방식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책은 총 6장 구성으로 흥사단 창립 이념과 운영 철학, 문헌 분석, 정체성 변화 과정 등을 다루며, 설문 조사 결과와 관련 자료를 부록으로 함께 실었다. 연구서의 깊이와 대중 교양서의 접근성을 동시에 갖추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저자 이판국 목사는 공학과 경영학, 정치학을 공부한 뒤 신학의 길로 들어섰다. 삼성전자와 대학 강단, 시민사회 활동을 거쳐 현재 목회와 흥사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현장을 거친 저자의 이력은 책 속에서 역사와 신앙, 시민사회 담론을 함께 엮어내는 방식에도 반영돼 있다.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도산 안창호를 단지 과거의 위인으로 호출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공공정신과 공동체 윤리를 다시 질문하며, 개인의 성찰이 어떻게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묵직하게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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