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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축구공이 다시 뛰기 시작한 순간 『특별한 축구공』 출간(박준형·양윤정 글, 신유진 그림, 지성사)

물건에도 마음이 있다면… 어린이 눈높이로 풀어낸 환경과 책임의 이야기

장세환2026년 5월 13일 오후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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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축구공.jpg출판사 제공

반짝이는 새 물건에 금세 마음을 빼앗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석으로 밀어두는 일은 이제 어린이들의 일상 풍경이 됐다. 지성사가 펴낸 창작동화 『특별한 축구공』은 그렇게 잊혀지는 물건의 시선으로 소비와 책임, 재활용의 의미를 되묻는 환경 동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세계축구대회를 기념해 만들어진 한정판 축구공이다. 건우의 열한 살 생일 선물로 집에 들어온 축구공은 스스로를 “이 세상에서 나만큼 멋지고 특별한 축구공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한다. 반짝이는 외형과 새것이라는 자부심으로 낡은 공들을 내려다보던 축구공은 건우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바꾼다. 공원 운동장을 누비던 축구공은 점점 낡아가고, 바람이 빠지면서 더 이상 선택받지 못한다. 결국 먼지를 뒤집어쓴 채 베란다 한쪽에 밀려나고, 마침내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작품은 이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이 무심코 반복하는 소비 습관과 물건을 쉽게 버리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이 동화는 단순히 “아껴 써야 한다”는 교훈에 머물지 않는다. 재활용 수거함과 쓰레기 처리장으로 이어지는 축구공의 여정을 따라가며, 버려진 물건이 어디로 가는지 어린이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건우와 엄마의 대화를 더해 재활용과 책임 있는 사용의 의미를 생활 속 언어로 풀어낸다.

이야기 후반부에 등장하는 ‘마법 같은 손’은 책의 분위기를 바꿔 놓는다. 버려진 축구공은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이전과는 다른 기쁨을 발견한다. 작품은 화려한 새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뛰놀던 시간”이 진짜 특별함이었다는 사실을 조용히 전한다.

광고디자인과 콘텐츠 스토리 작업을 해온 박준형 작가와 어린이 콘텐츠를 꾸준히 써 온 양윤정 작가는 물건의 감정을 의인화해 어린이 독자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완성했다. 신유진 작가의 따뜻한 그림은 버려짐과 회복의 감정을 부드럽게 연결하며 이야기의 여운을 더한다.

『특별한 축구공』은 환경을 거창한 구호로 설명하기보다, 어린이들이 매일 사용하는 물건 하나에서 출발해 지구와 나눔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다. 오래 쓰고, 끝까지 책임지고, 다시 나누는 마음이야말로 지금 어린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감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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