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브레턴우즈부터 트럼프 관세까지”, 『권력과 통치』 (마틴 돈턴, 알에이치코리아)
세계 경제 질서를 움직여 온 100년의 협상과 충돌을 추적한 경제 통사
출판사 제공
세계 경제는 왜 반복해서 흔들리는가. 보호무역과 자유무역은 왜 끊임없이 충돌하는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사학자 마틴 돈턴이 20년에 걸쳐 집필한 대작 『권력과 통치』가 국내에 출간됐다.
알에이치코리아에서 펴낸 이 책은 1933년 세계통화경제회의부터 코로나 팬데믹 이후까지, 약 100년에 걸친 국제 경제 질서의 형성과 균열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관세와 환율, 달러 패권, 금융 자유화, 국제기구의 역할까지 세계 경제를 움직여 온 핵심 의제들이 한 권 안에 담겼다.
저자는 경제 위기의 본질을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국가 간 이해 충돌과 국제 협력 실패에서 찾는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 각국이 보호무역과 통화 절하 경쟁에 뛰어들며 세계 경제가 블록화된 과정,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미국 중심 질서가 구축되는 과정, 이후 신자유주의와 금융 세계화가 확산되는 흐름까지 촘촘하게 연결한다.
책은 특히 오늘날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을 과거와 겹쳐 읽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경제적 국가주의 흐름 역시 1930년대 ‘근린 궁핍화 정책’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분석한다.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우며 충돌할수록 세계 경제 전체는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1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국제 협상 현장과 정책 결정 과정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읽는 흐름은 의외로 선명하다. 루스벨트 정부의 금본위제 폐기, 브레턴우즈 협정 체결, 세계무역기구 출범,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국제 정치와 경제 전략 속에서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저자는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같은 기존 국제기구가 오늘날 기후위기와 팬데믹, 불평등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신 더 포용적이고 공정한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과 새로운 국제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마틴 돈턴은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사학과 명예교수로 영국 왕립역사학회 회장을 지냈다. 이번 한국어판에는 한국 경제사를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다룬 특별 서문도 함께 실렸다. 감수는 케임브리지대에서 국제금융사를 연구한 한양대 사학과 김승우 교수가 맡았다.
『권력과 통치』는 단순한 경제사 서술을 넘어, 세계 경제가 어떻게 권력과 정치 속에서 움직여 왔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오늘의 관세 전쟁과 금융 불안 역시 오래된 역사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