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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명 뒤에는 언제나 방정식이 있었다, 『혁신의 방정식』 (카르노, 처음북스)

증기기관부터 인공지능까지, 세상을 바꾼 12개의 과학 공식 추적

장세환2026년 5월 7일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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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방정식.jpg출판사 제공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그보다 먼저, 시대가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난다. 『혁신의 방정식』은 인류가 위기를 돌파해 온 과정을 ‘방정식’이라는 시선으로 다시 읽어내는 책이다.

처음북스에서 출간된 『혁신의 방정식』은 물리학과 과학기술정책을 연구해 온 카르노(장기현)가 쓴 과학 교양서다. 책은 산업혁명 이후 약 250년 동안 등장한 기술 혁신을 열두 개의 핵심 방정식으로 정리한다. 증기기관과 전력망, 컴퓨터와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까지 이어지는 기술의 흐름을 과학사와 산업사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책이 붙드는 중심은 ‘혁신은 절박함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숲이 사라지며 석탄을 캐야 했던 영국에서는 열역학이 증기기관으로 이어졌고, 인류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 평형 이론이 질소 비료를 탄생시켰다. 나치의 암호 체계를 풀기 위한 전쟁 속에서는 불 대수가 컴퓨터 탄생의 기반이 됐다.

저자는 기술 혁명을 단순한 발명 이야기로 다루지 않는다. 어떤 위기가 등장했고, 인간이 그것을 어떤 수학적 언어로 바꿔냈으며, 그 결과 사회 구조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추적한다. ‘위기 → 방정식 → 기술 → 산업 → 인프라 → 새로운 세계’라는 흐름으로 역사를 읽는 방식이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인공지능과 양자 기술 같은 현재 진행형 변화도 함께 다룬다. 생성형 AI와 최적화 이론, 네트워크 과학, 양자역학까지 연결하며 지금의 기술 경쟁 역시 과거 혁신과 같은 구조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흔드는 공포 역시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반복해서 짚는다.

책 곳곳에는 산업혁명기의 방적공과 런던 가스등 점등원, 블레츨리 파크의 암호 해독가 같은 사례들이 등장한다.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의 숙련과 노동이 흔들렸고, 또 다른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카르노는 연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과학기술이 산업과 국가 전략을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하며 관련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다.

AI와 양자 기술이 또 한 번 시대를 흔드는 지금, 책은 묻는다. 새로운 기계보다 먼저 등장하는 것은 결국 새로운 문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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