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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탁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우리 엄마의 요리를 소개합니다』 (이란주, 우리학교)
이주민 가족들의 집밥과 함께 읽는 다문화 그림책
출판사 제공
저녁 식탁 위에는 한 가족의 생활과 기억이 함께 올라온다. 어떤 집은 따뜻한 국수 냄새가 퍼지고, 어떤 집은 달콤한 과자가 구워진다. 『우리 엄마의 요리를 소개합니다』는 그 익숙한 밥상 위에서 서로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천천히 꺼내 놓는 그림책이다.
우리학교에서 출간된 『우리 엄마의 요리를 소개합니다』는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민 가족 10팀의 식탁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몽골, 캄보디아, 베트남, 이집트, 페루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을 아이들의 목소리로 소개한다.
책 속에는 몽골식 국수 ‘고릴태슐’, 이집트식 과자 ‘바스부사’, 고려인식 당근 김치 ‘마르코프차’ 같은 음식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낯선 요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가족의 생활, 고향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특히 각 나라의 음식은 실제 이주민 가정의 요리와 레시피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저자 이란주는 오랫동안 이주민 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며 여러 이주민 가족을 만나 왔고, 이번 책에서도 직접 가정을 찾아 음식을 함께 만들고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이 엄마의 요리를 소개하는 형식이라 설명보다 생활의 온기가 먼저 전해진다.
그림을 맡은 김라온 작가는 각 나라 식재료와 식탁 분위기, 생활 소품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음식의 색감과 질감이 풍성하게 표현돼 그림책을 읽는 재미도 크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들도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책은 다문화를 ‘이해해야 할 대상’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오늘 저녁 누군가의 집에서 실제로 차려질 법한 밥상을 보여준다. 낯선 이름의 음식들이 이어지지만,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는 풍경만큼은 익숙하다.
마지막 장면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눈다. 다른 나라의 냄새와 맛이 섞인 식탁 위에서, 세계는 생각보다 가까운 얼굴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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