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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서사로 포착한 짧은 소설, 『오블라디 오블라다』 출간 (김석일, 삶창)

뒷골목에 남겨진 사람들의 일상과 상처를 짧은 서사로 포착한 소설집, 소박한 페이소스의 연작

장세환2026년 5월 6일 오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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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라디 오블라다.jpg출판사 제공

술기운과 피로가 배인 인물들이 작은 사건을 통해 삶의 결을 드러낸다. 작가는 배제된 이들, 상처받은 이들, 일상에 눌린 이들의 사소한 순간을 모아 연속된 정서를 만든다. 이야기들은 대문자 역사 대신 개인의 미세한 서사를 좇는다. 등장인물들은 말수는 적고 행동은 소박하지만, 그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은 강렬하다. 종태와 은영의 짧은 장면처럼, 한마디의 위로가 관계의 균열과 연민을 동시에 드러내는 순간들이 반복된다. 단편들은 사건의 전말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현재의 행동과 대화로 서사를 구성해 독자가 빈틈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이 방식은 인물의 내면을 직접 드러내기보다 독자의 상상에 맡기며, 그 결과로 독자는 인물 곁에 앉아 숨결을 느끼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구체적 사물과 일상적 제스처를 통해 인물의 역사와 상처를 암시한다; 두부 한 모와 막걸리 한 병, 쓸쓸한 손짓, 절름발의 걸음이 곧 서사의 핵심 장치다. 여러 단편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실패와 회복의 미세한 진동이다. 가족과 공동체의 배제, 과거의 상처, 허술한 연대가 교차하며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버티고자 한다. 작가의 시선은 판단을 유보하고 관찰에 머문다; 그 태도는 독자로 하여금 인물들의 비루한 삶을 동정이나 비난 대신 이해의 자리로 끌어들인다. 문장은 절제되어 있고 장면 묘사는 밀도 높다. 때로는 사건의 맥락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만, 그 빈자리가 오히려 작품의 여운을 길게 만든다.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배경 설명이 더해졌더라면 감정의 무게가 강화되었을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소박한 형식과 짧은 서사는 인물들의 소외와 잘 어울린다. 결국 이 소설집은 소박한 언어로 사람들의 비루한 삶을 조용히 증언한다. 상처와 연민을 견디며 살아가는 얼굴들을 오래 바라보고 싶은 독자에게 적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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