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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결핍의 얼굴들, 『돼지 목에 사랑』 (최미래, 문학동네)
불안과 욕망 사이를 맴도는 청춘의 초상들, 맹렬한 에너지로 사랑과 생존을 묻다
출판사 제공
최미래의 새 소설집 『돼지 목에 사랑』은 청춘의 불안과 결핍을 예리하게 포착한 아홉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제작을 포함해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까지, 이 책은 ‘사랑’이라는 오래된 주제를 오늘의 언어로 갱신한다. 작가는 사랑을 낭만이나 완성의 도구로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사랑을 향한 간절함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어설픈 몸부림, 때로는 폭력적이기까지 한 욕망의 표정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작품들은 대체로 젊은 인물들의 내밀한 순간을 좇는다. 사랑을 ‘고이는 것’으로 비유하는 문장처럼(“사랑은 고이는 거야. 콜드브루 알아? 그런 거야.”), 작가는 감정의 미세한 흐름을 포착해 독자에게 전한다. 미진은 “그저 그런 사랑 말고, 제대로 된 사랑”을 갈망하고, 다른 인물들은 ‘와일드’라 불리는 야성적 에너지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 한다. 이 욕망은 때로는 유머와 연민으로, 때로는 절박함과 분노로 표출된다. 최미래의 문장은 과장이나 미화 없이, 날카로운 관찰로 인물들의 결핍을 드러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작가의 리듬감이다. 짧고 강렬한 문장들이 연속되며 독자를 인물의 심장 박동에 가깝게 데려간다. 일상적 디테일—라면 한 그릇, 오래된 음악, 앱으로 연결된 만남—이 인물들의 내면 풍경과 맞물려 현실감을 만든다. 「쉽게 잘살고 싶다 33화」처럼 사회적 조건과 개인적 욕망이 충돌하는 장면에서는, 소설이 단순한 감정 묘사를 넘어 시대의 표정을 포착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 소설집은 또한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 각 단편 속 인물들은 고독하고 망가져 보이지만, 서로의 결핍을 통해 연민을 배우고 때로는 서로를 일으킨다.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 우리 웬만하면 돈이 안 드는 걸 사랑하자”라는 문장처럼, 작가는 거창한 구원 대신 일상의 작은 연대로 삶을 버티는 방식을 제시한다. 이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가 처한 경제적·정서적 취약성을 문학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비평적으로, 최미래의 세계는 때로 잔혹하고 불편하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독자를 감정의 안전지대에서 끌어내어, 타인의 결핍과 욕망을 직시하게 만든다. 작가가 보여주는 것은 동정이 아니라 이해의 가능성이다. 인물들은 완전하지 않으며,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이 소설의 생동력이다.
결국 『돼지 목에 사랑』은 사랑을 둘러싼 오래된 질문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묻는 책이다. 사랑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얼마나 강력한지—그 진실을 최미래는 거침없이 보여준다. 불안과 절망 사이에서 맹렬히 박동하는 심장을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소설집에서 묵직한 공감과 위로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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