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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을 ‘목록’으로 사유하다, 『명반을 찾아서』 출간 (윤인섭, 새봄출판사)

개인적 감청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서양 고전음악 명반 100선

장세환2026년 4월 30일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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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을 찾아서.jpg출판사 제공

클래식 음악을 접하려는 독자에게 가장 큰 장벽은 어디서부터 들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명반을 찾아서』는 이 질문에 대해 ‘목록’이라는 형식으로 응답하는 책이다. 저자 윤인섭은 수십 년간의 개인적 감청 경험을 바탕으로, 서양 고전음악 음반 가운데 100장을 선정해 한 권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음악을 해설하거나 분석하기보다는, 어떤 작품과 음반이 반복적으로 남아 있는지를 나열하는 방식에 가깝다. 저자는 독서에서 ‘고전 100선’이라는 형식이 독자의 접근을 돕듯, 고전음악 역시 명반 100선이라는 구조를 통해 진입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선정 대상은 대체로 서양 고전음악의 정전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이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을 중심으로 슈베르트, 브람스, 하이든, 차이콥스키, 말러, 슈만 등 주요 작곡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협주곡, 교향곡, 실내악, 독주곡, 종교음악, 오페라까지 장르의 범위도 넓다.

목록은 작품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00곡이 수록된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모차르트의 ‘레퀴엠’,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 브람스의 교향곡과 협주곡, 바흐의 ‘B단조 미사곡’ 등 클래식 감상의 핵심 레퍼토리가 중심을 이룬다. 한국 전통 음악인 ‘수제천’과 ‘금강경’도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명반을 찾아서』는 음악사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거나 시대별 변천을 정리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가 직접 듣고, 남기고, 반복적으로 호출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이 때문에 학술서나 교양서보다는 개인적 기록에 가까운 성격을 띤다.

저자의 이력 또한 이 책의 성격을 규정한다. 윤인섭은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친 뒤, 현재는 일상 속에서 음악 감상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 연주자나 평론가의 시점이라기보다는, 장기간 청취자의 위치에서 형성된 선택이라는 점이 책의 전제다.

이 책은 특정 음반 해석이나 연주 비교에 집중하지 않는다. 어떤 연주가 ‘최고’인지 판단하기보다는, 어떤 작품이 끝까지 남아 반복적으로 다시 듣게 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명반이라는 개념 역시 절대적 기준이 아닌 개인적 누적의 결과로 제시된다.

『명반을 찾아서』는 처음 클래식을 접하는 독자에게는 하나의 길잡이로, 이미 익숙한 청취자에게는 자신만의 목록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참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감상 방향을 지시하기보다는, 출발점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이 책은 음악을 ‘설명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듣고 남기는 대상이라고 전제한다. 『명반을 찾아서』는 그러한 태도가 한 권의 목록으로 정리된 결과물이며, 고전음악 감상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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