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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끊으라는 책이 아니다, 읽는 방식을 바꾸라는 책이다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 신간 (김성재·싱긋)
민주시민을 위한 뉴스 리터러시 교양 참고서
출판사 제공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은 뉴스를 덜 보라고 권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거리 두기가 아니라, 읽는 방식을 바꾸는 결단이다.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한겨레〉, 〈시민언론 민들레〉에서 기자로 활동한 김성재는 이 책에서 “나쁜 뉴스와의 결별은 곧 좋은 뉴스와의 재회”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신문, 방송, 포털, 유튜브까지 끝없이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이 뉴스들은 사실을 투명하게 전달하기보다 왜곡과 과장, 프레임 바꿔치기를 반복한다. 낚시성 기사, 혐오 보도, ‘알려졌다·전해졌다’식 출처 없는 기사, 알고리즘에 의한 반복 노출은 개인의 판단을 흐리고 공적 감각을 마비시킨다. 저자는 이러한 보도를 통틀어 ‘나쁜 뉴스’라 명명한다.
김성재는 이 책에서 한국 언론의 문제를 추상적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나쁜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구를 향해 작동하는지를 해부한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의 질문 무능, 권력에는 예의 바르고 시민에게는 무례한 보도 태도, 검찰 발표를 판결처럼 받아쓰는 관행, 경제·부동산 보도를 통한 상위 계층 대변, 참사와 비극 앞에서의 혐오적 프레임까지 언론의 구조적 문제를 집요하게 드러낸다.
이 책의 중요한 전제는 언론이 결코 중립적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이다. 저자는 ‘기계적 중립’이 실제로는 권력 편향으로 작동하는 경우를 반복적으로 지적한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순간, 다수의 주류 언론이 권력 감시 대신 혼란을 키우거나 침묵을 선택했던 장면들은 이 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제시된다.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은 언론혐오를 조장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자신이 몸담았던 언론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에서 이 책을 썼다고 분명히 한다. 그는 언론 전체를 부정하지 않으며, 현장에서 묵묵히 원칙을 지키려 애쓰는 기자들의 존재 또한 놓치지 않는다. 문제는 ‘언론 그 자체’가 아니라, 나쁜 뉴스를 반복 생산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구조와 그에 면죄부를 주는 독자 환경이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 독자는 기자가 아니라 시민이다. 저자는 언론이 스스로 변할 가능성을 낮게 보며, 이제는 독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더 많은 뉴스를 읽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읽지 않을지 선택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헤어질 결심’은 바로 그 선택 능력을 회복하자는 제안이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뉴스를 소비하는 일은 단순한 정보 섭취가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행위이며 때로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실천이라는 것이다. ‘당신의 몸은 당신이 먹어온 것들, 당신의 뇌는 당신이 읽어온 것들’이라는 비유처럼, 나쁜 뉴스는 달콤하지만 독이 되는 음식이고, 좋은 뉴스는 의식적으로 찾아 먹어야 하는 양식이다.
분량만 보자면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은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500쪽이 넘는 분량 속에 윤석열 정부 시기의 언론 보도 사례, 참사 보도의 윤리 문제, 정치·경제 뉴스의 왜곡 구조, 공영언론의 타락과 시민언론의 가능성까지 폭넓게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분노를 쌓기보다, 분별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독자를 이끈다.
손석희는 추천사에서 이 책을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이라고 평했다. 언론인에게는 고언이고, 시민에게는 경고에 가깝다. 조국은 “언론에 의해 상처 입은 이들에게, 그 고통이 혼자가 아니었다고 말해주는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이 겨냥하는 것은 특정 정파가 아니라, 왜곡된 뉴스 생태계 그 자체다.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은 뉴스를 끊고 은둔하자는 제안이 아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더 엄격하게 뉴스를 읽자는 요구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프레임인지, 어떤 질문이 삭제되었고 누가 이익을 얻는지를 묻는 힘, 그것이 곧 뉴스 리터러시이며 민주시민의 기본 역량이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이 책은 묻는다.
당신은 오늘 어떤 뉴스를 읽었는가.
그리고 그 뉴스는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가.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은 나쁜 뉴스와 작별하자고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한 초대가 있다. 더 나은 뉴스, 더 나은 독자, 더 나은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읽기의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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