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과학의 발전, 어디까지 괜찮을까, 『유전자 조작 반려동물 뭉치』 신간 (김해우·책과콩나무)
‘네오펫’ 이야기로 묻는 생명 윤리, 어린이를 위한 과학 동화
출판사 제공
『유전자 조작 반려동물 뭉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유전자 조작 기술이 일상에 스며든 사회를 그린 어린이 동화다. 이 작품은 귀엽고 예쁘며 병에 잘 걸리지 않는 유전자 조작 반려동물 ‘네오펫’을 중심 소재로 삼아, 과학의 발전이 가져오는 편리함과 그 이면의 윤리적 문제를 함께 다룬다.
이야기는 네오펫을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 견이와 이를 반대하는 엄마의 갈등에서 출발한다. 엄마는 사람의 욕망에 따라 생명을 조작하는 일이 잔인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견이는 과학의 발전으로 더 건강하고 완벽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대비되는 시선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으로 이어진다.
어느 날 견이는 길에서 주인 없이 떠돌던 개를 데려와 ‘뭉치’라는 이름을 붙여 키우게 된다. 처음에는 네오펫이 아니라는 이유로 뭉치를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함께 지내며 뭉치가 사람 말을 잘 알아듣고 영리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생명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변하는 이 과정은, 동물을 ‘성능’이 아닌 ‘관계’로 바라보게 만드는 전환점이 된다.
사건은 뭉치를 네오펫으로 오해한 친구의 초대로 네오펫 파티에 가면서 전개된다. 그 자리에서 견이는 뭉치가 실제로 유전자 조작 반려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곧바로 뭉치의 주인이 나타나 뭉치를 데려간다. 이후 친구의 반려동물이 병들어 네오펫 연구소로 향하면서, 아이들은 연구소에 숨겨진 비밀과 유전자 조작의 부작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유전자 조작 기술을 단순히 부정하거나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인슐린 대량 생산과 같은 실제 과학 기술의 긍정적인 효과도 함께 언급하며, 과학이 가진 가능성과 위험을 균형 있게 제시한다. 동시에 ‘예쁘고 건강한 반려동물’이라는 욕망 뒤에서 희생되는 존재들에 시선을 돌리게 한다.
이야기 속 네오펫 연구소장은 “부작용이 무서워서 연구를 멈추면 발전은 없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 장면은 어린 독자에게도 명확한 질문을 던진다. 과학의 발전을 위해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누가 그 결정의 피해자가 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품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여지를 남긴다.
『유전자 조작 반려동물 뭉치』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동물권, 생명 윤리, 과학 기술의 책임이라는 주제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낸다. 교훈을 직접 설파하기보다는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고민 지점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김현진 작가의 그림 역시 캐릭터의 감정을 부드럽게 전달하며 서사를 보조한다.
이 책은 2019년 출간작의 개정판으로, 오늘의 독자에게 다시 한 번 질문을 건넨다. 과학이 더 발전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유전자 조작 반려동물 뭉치』는 어린 독자들이 미래 사회의 주체로서 생명과 기술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동화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