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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는 고대사 연구는 가능할까, 『고구려·발해 연구의 최전선』(이준성, 혜안)

이 책은 고구려·발해를 동아시아사 속에서 재배치하는 공동 연구의 성과다

장세환2026년 4월 28일 오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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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발해 연구의 최전선.jpg출판사 제공

『고구려·발해 연구의 최전선』은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고구려 주니어 포럼’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학술서다. 한국·중국·일본의 신진 연구자들이 참여해 축적해 온 공동 연구의 흐름을 정리하며, 고구려와 발해를 둘러싼 연구 지형을 현재 시점에서 조망한다.

고구려·발해사는 오랫동안 각국의 역사 인식과 정치적 맥락 속에서 해석되어 왔다. 이러한 연구 환경은 학문적 차이를 넘어 국가별 서사로 고착되었고, 국제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책은 ‘누구의 역사인가’라는 이분법적 질문을 넘어서, 고구려와 발해를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속에서 위치시키려는 시도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출발점이 분명하다.

책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고구려 주니어 포럼’의 발표와 토론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이미 출간된 『소장학자들이 본 고구려사』(2018), 『경계를 넘어서는 고구려·발해사 연구』(2020)에 이어지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권으로, 10년간의 연구를 종합하고 향후 방향을 제시하는 성격을 지닌다.

구성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한국·중국·일본·북한 학계의 고구려사 연구 동향을 비교 검토하며, 연구사의 변화와 한계를 정리한다. 정치사 중심 서술에서 사회 구조, 제도, 대외 관계로 확장되어 온 흐름을 통해, 국가별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과제도 함께 짚는다.

2부는 고구려의 국가 운영과 제도를 다룬다. 지방 지배, 행정 조직, 외교 전략, 주민 통합 과정을 제도사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국가의 작동 방식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고구려를 단순한 정복 국가나 군사 강국으로 환원하지 않고, 운영과 선택의 결과로 이해하려는 접근이 이어진다.

3부에서는 고구려와 발해를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의 행위자로 조명한다. 사료의 생산과 서술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외교·군사 전략과 제도 수용의 양상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두 국가가 주변 질서에 수동적으로 편입된 존재가 아니라, 국제관계 속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해 온 주체였음을 강조한다.

4부는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한다. 고분과 성곽, 유적의 분포와 구조를 통해 공간 인식과 지배 체계를 복원하며, 문헌 중심 연구의 한계를 보완한다. 물질 자료와 텍스트를 결합하는 연구 방법은 고구려·발해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고구려·발해 연구의 최전선』은 개별 논문의 집합을 넘어, 공동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축적되고 조정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책은 고구려·발해사를 단일한 민족사나 국가사로 고정하기보다, 복수의 시각과 방법론이 교차하는 연구 대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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