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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으로 산다는 말의 무게, 『비 굿(Be Good),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지기영, 카논)

삶은 결국 착함과 열린 마음으로 돌아온다

한성욱2026년 4월 28일 오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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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굿,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jpg출판사 제공

85세에도 배낭을 멘 사람이 있다. 목적지는 중앙아시아 오지와 티베트, 카슈가르와 라다크다. 『비 굿(Be Good),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는 그 이동의 기록이자, 이동 속에서 계속 던져진 질문의 묶음이다. 지기영은 이 책에서 여행을 보여주기보다, 여행 중에 생각하게 된 삶의 방향을 조용히 풀어놓는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뜻밖에도 한 문장이다. “Do Good, Be Good.” 인도 리시케시의 힌두 사원 벽에서 저자가 30년 전 마주한 문장이다. 착한 일 하고, 좋은 사람이 되라는 말. 너무 단순해서 되묻지 않고 지나치기 쉬운 말이지만, 저자는 그 문장을 오래 품었다. 그리고 인생의 끝에 가까워진 지금, 그 문장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은 두 갈래로 흐른다. 하나는 라다크, 카슈가르, 수미산, 키르기스스탄 송콜호수로 이어지는 배낭여행기다. 삼천배를 드리는 장면, 국경의 공기, 유르트에서 보낸 밤들이 구체적으로 기록된다. 다른 한 갈래는 그 여정 속에서 떠오른 질문들이다. Clever한 삶과 Wise한 삶의 차이, ‘What am I’보다 ‘Who am I’를 묻는 태도, 열린 마음이 왜 삶의 근간이 되는가에 대한 생각이 조용히 이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저자의 이력을 떠올리게 된다. 중앙정보부 연행, 사업 실패, 예초기를 들던 공공근로의 시간, 아파트 경비실에서 써 내려간 동서양 정치사상사. 책 속의 문장들은 그 시간을 통과해 나온 말들이라는 사실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훈계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다.

지기영의 문장은 빠르지 않다. 결론을 서둘러 제시하지도 않는다. “조금씩, 그냥 조금씩”이라는 말처럼, 그의 글은 생활의 속도로 흘러간다. 착하라는 말도, 열리라는 말도 거창한 실천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살려고 애썼던 한 사람의 시간이 차분히 놓여 있을 뿐이다.

『비 굿(Be Good),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는 여행기이면서 인생에 대한 고백에 가깝다.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삶을 어느 지점에서 돌아보든, 결국 남는 질문은 비슷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낮은 목소리로 확인시킨다. 착한 일 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 단순한 말이 왜 끝내 어려운지, 그리고 왜 여전히 필요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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