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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순리에 맡긴 신앙의 기록, 『흐르는 물처럼』 출간 (천명선 | 훈훈)
건설 현장에서 살아낸 44년, 일터와 교회에서 배운 은혜의 고백
출판사 제공
천명선의 신앙 에세이 『흐르는 물처럼』이 출간됐다. 이 책은 44년간 건설 현장에서 일해 온 한 평신도의 삶을 따라가며, 흔들림과 회복 속에서 경험한 신앙의 여정을 담담히 기록한 고백록이다. 제목이 말하듯, 저자는 주 안에서 자연스럽게 빚어지는 삶을 ‘흐르는 물’에 비유한다.
『흐르는 물처럼』은 극적인 간증이나 교리적 설명보다, 일상 속에서 축적된 신앙의 태도를 중심에 둔다. 천명선은 치열한 건설 현장 한가운데서 청지기 의식으로 일을 감당하며, 신앙이 삶과 분리되지 않는 방식으로 자라났음을 보여준다. 사고와 질병, 실패와 회복을 지나온 시간은 신앙을 시험하는 순간이자, 다시 붙들게 되는 계기가 된다.
책은 저자가 속한 한소망교회 공동체의 기억과 함께 전개된다. 개인의 신앙이 홀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빚어지고 다듬어진다는 점을 반복해서 확인한다. 지교회와 노회, 교단을 섬기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고민과 갈등 역시 미화 없이 담아낸다.
구성은 생의 시간에 따라 차분히 확장된다. 어린 시절과 신앙의 시작, 고난 속에서 배운 은혜, 일터를 사명의 자리로 받아들이는 결단, 공동체 안에서의 섬김, 시대와 교회를 향한 기도, 그리고 새벽마다 말씀 앞에 서는 개인의 시간을 따라간다. 각각의 장은 설교가 아니라 경험의 언어로 쓰여 있다.
천명선은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지 않는다. 극심한 불안과 질병 앞에서 무너졌던 순간, 사고 이후 삶의 방향을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들이 솔직하게 기록된다. 이 과정에서 신앙은 성공의 도구가 아니라, 버티고 견디게 하는 힘으로 자리 잡는다. 책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감사다. 감사는 상황이 좋아질 때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끝까지 지켜야 할 태도로 제시된다.
『흐르는 물처럼』은 말없이 살아온 신앙인의 기록에 가깝다. 큰 목소리로 주장하기보다, 일터와 가정, 교회에서 선택했던 작고 구체적인 결단들을 보여준다. 저자가 바라는 삶은 눈에 띄는 성취가 아니라,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는 ‘작은 샘물’ 같은 존재다.
이 책은 신앙이 특별한 사람들의 영역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감당하는 삶의 방식임을 보여준다. 『흐르는 물처럼』은 고요한 언어로 묻는다.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무엇을 붙들고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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