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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없이 관계를 끝내는 법, 『X와의 안전 이별』 출간 (레베카 정 | 생각정거장)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를 ‘감정’이 아닌 ‘전략’으로 정리하다

장세환2026년 4월 27일 오후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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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와의 안전 이별.jpg출판사 제공

‘왜 아무리 대화를 시도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해로운 관계에 놓였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질문이다. 신간 『X와의 안전 이별』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가 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감정적 위로나 단순한 거리 두기를 권하는 대신, 저자는 보복 없이, 손해 없이 관계를 정리하는 현실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 레베카 정은 미국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온 이혼·가정법 전문 변호사다. 수많은 소송과 협상 현장에서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와 얽힌 분쟁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통제, 공급 구조의 문제임을 확인해 왔다. 『X와의 안전 이별』은 이러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나르시시스트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체계적으로 해부한다.

책은 나르시시스트를 겉으로 드러난 인상이나 성격이 아닌, 반복되는 관계의 구조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초기에는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관계가 고착화될수록 상대를 소진시키고 통제하는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는 ‘왜 설득이 통하지 않았는지’, ‘왜 늘 내가 문제라고 느끼게 되었는지’를 되짚게 된다.

『X와의 안전 이별』의 핵심은 ‘안·전·이·별(SLAY)’이라 명명된 네 단계 공식이다. 먼저 관계를 끝내기 전 반드시 필요한 전략을 세우는 단계에서 출발해, 나르시시스트의 행동을 좌우하는 힘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들의 다음 수를 예측하며, 마지막으로 관계 이후의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이별을 하나의 감정적 사건이 아닌 관리 가능한 과정으로 전환한다.

특히 이 책은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착각을 짚는다. ‘조금만 더 설명하면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 ‘상식적으로 말하면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오히려 위험을 키운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일반적인 소통 방식이 통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상황에 따라 예측과 준비가 왜 중요한지를 반복해서 환기한다.

또한 『X와의 안전 이별』은 개인적 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연인, 가족 관계는 물론 직장 상사, 동료, 비즈니스 파트너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적용 가능한 협상 전략을 다룬다. 기록을 남기는 방법, 협상 전 큰 그림을 그리는 법, 상대의 반응을 예상하는 방식 등은 실제 상황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의 강조점은 ‘이기는 법’에서 ‘회복하는 법’으로 이동한다. 관계를 끝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무너졌던 자기 감각을 되찾는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안전 이별의 마지막 단계에서 두려움과 죄책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판단과 논리를 신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출판사 생각정거장은 “이 책은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설명을 넘어, 관계를 종료하는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안내하는 실천 지침서”라며 “감정 소모 없이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X와의 안전 이별』은 나쁜 관계를 견뎌온 사람들에게 묻는다.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정말로 안전한 선택이었는지를. 그리고 이제는 감정이 아닌 전략으로, 나 자신을 중심에 두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관계의 끝을 말하지만, 동시에 다시 시작되는 개인의 삶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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