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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없이 문을 연 한국형 AI 오컬트, 『허주 : 개문의 장』

전 과정 100% 인공지능으로 완성된 장편형 프로젝트가 유튜브 공개 이후 조용한 반향을 이어가며, 한국 AI 영화 제작의 실제 가능성을 시험대에 올렸다

장세환2026년 4월 23일 오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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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배우 한 명 없이, 기획부터 화면 제작과 편집까지 전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밀어붙인 한국 영화 프로젝트가 공개되며 업계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스튜디오 스탠드가 지난 3월 1일 유튜브에 공개한 『허주 : 개문의 장』은 “국내 최초 100% AI 프로덕션 장편영화”를 표방한 작품으로, 공개 한 달여 만에 유튜브 기준 약 30만 회 안팎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잔잔하지만 분명한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 공개 페이지와 채널 목록에는 3월 1일 공개, 조회수 약 30만 회 규모로 표시돼 있다.

작품은 오컬트 장르를 택했다. 수입차를 몰고 다니는 퇴마사 ‘명진도령’이 심상치 않은 의뢰를 맡으며 강력한 악귀의 존재와 맞닥뜨린다는 설정으로, 친숙한 한국형 무속 서사와 생성형 AI의 시각적 과장을 결합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배우의 실제 연기 촬영 없이 성우 연기와 AI 생성 비주얼을 중심으로 서사를 끌고 간다는 점에서, 기존의 “AI 보조 제작” 수준을 넘어 “AI 중심 제작” 단계로 한 발 더 나아간 사례로 읽힌다.

제작 방식도 눈길을 끈다. 공개 설명에 따르면 연출, AI 제작, 편집은 최효원이 맡았고, 각본과 프로듀싱은 유성호가 담당했다. 사운드 믹싱은 모토미디어, 2D 작업은 최형진이 맡았으며, 성우진으로 장건희, 이주예, 이보애, 차명동이 참여했다. 제작진은 이 프로젝트를 단 2명의 크리에이터가 3개월 동안 완성한 100% AI 프로덕션 결과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완성도 그 자체만이 아니라, 제작 논리를 외부에 적극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스튜디오 스탠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HOMI 워크프레임 백서’를 무료 배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누구나 장편 AI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허주 : 개문의 장』은 한 편의 영화이면서 동시에 스튜디오가 자신들의 AI 제작 파이프라인을 입증하는 실증 사례이기도 하다.

산업적 의미도 작지 않다. 스튜디오 스탠드 측 보도에 따르면 이 작품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도 신기술랩 지원사업’에 선정된 프로젝트이며, 총 180분 분량의 4부작 중 첫 번째 편으로 소개됐다. 이는 AI 영화가 더 이상 개인 실험이나 짧은 데모 영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적 지원과 산업 구조 안에서 중장편 포맷으로 시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과제도 분명하다. AI 생성 영상 특유의 움직임, 인물 표현의 이질감, 감정선의 밀도, 장면 간 연결의 자연스러움은 여전히 검증 대상이다. 그러나 『허주 : 개문의 장』이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AI로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로 만든 영화가 어디까지 관객의 서사 경험을 설득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이 작품은 그 물음에 대한 완성된 해답이라기보다, 한국 영상 산업이 당장 마주하게 될 제작 방식의 변화를 먼저 가시화한 사례로 봐야 한다. 적어도 『허주 : 개문의 장』은 한국형 AI 영화가 더 이상 미래의 화제가 아니라 이미 공개되어 평가받고 있는 현재의 사건임을 분명히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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