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구약과 신약을 하나로 읽다, 『힐라리우스의 신비론』(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 Lux Patrum)
예형론으로 풀어낸 성경 해석의 고전, 교부학 전통을 현대어로 복원하다
출판사 제공
4세기 교회의 박사로 불리는 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의 대표 저작 『힐라리우스의 신비론』이 국내에 번역·출간되었다. 이번 판본은 가톨릭 고전 영성 임프린트 ‘Lux Patrum’의 첫 출간물로, 교부 문헌을 현대 독자에게 재전달하려는 기획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의 핵심은 성경을 하나의 통일된 구조로 읽는 ‘예형론(Typology)’에 있다. 힐라리우스는 구약의 사건과 인물을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신약에서 완성될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을 미리 드러내는 상징적 구조로 해석한다. 아담의 창조, 노아의 방주, 모세의 행적 등 익숙한 이야기들이 단절된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신학적 흐름 속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해석은 성경 전체를 ‘그리스도’라는 하나의 열쇠로 통합하려는 교부 시대 신학의 전형적인 방법론이다.
특히 이번 한국어판은 번역을 넘어 역주 작업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 로마 교황청립 아우구스티누스 대학에서 교부학을 전공한 장재명 신부가 번역과 해제를 맡아, 원전의 신학적 맥락과 용어를 현대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풀어냈다.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 연구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물, 주제, 성경 구절별 색인을 세분화해 수록한 점도 특징이다.
분량은 100쪽 남짓으로 비교적 짧지만, 내용은 밀도가 높다. 제1권에서는 아담부터 모세까지 구약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예형 구조를 전개하고, 제2권에서는 호세아와 여호수아를 통해 구원사적 연결을 확장한다. 전체적으로는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성경을 ‘하나의 이야기’로 읽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출판 방식 역시 눈에 띈다. 고전 필사본의 인장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양장 제본으로 제작되었으며, 500부 한정판으로 발행되어 소장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대중서라기보다 신학적 전통을 계승하는 자료로서의 위치를 분명히 하는 선택으로 보인다.
『힐라리우스의 신비론』은 성경 해석의 방법론을 다시 묻는 책이다. 역사적 사실을 넘어 의미의 층위를 읽어내는 교부적 해석 전통을 통해, 성경을 하나의 통합된 구원 서사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텍스트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