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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답을 주지만, 생각은 빼앗는다, 『10대를 위한 진짜를 보는 눈』(최서연·전상훈, 미디어숲)

딥페이크와 알고리즘 시대, ‘판단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디지털 생존 전략

장세환2026년 4월 23일 오후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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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진짜를 보는 눈.jpg출판사 제공

AI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이 아니라 ‘익숙함’이다. 『10대를 위한 진짜를 보는 눈』은 이 점을 정면으로 지적한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을 공기처럼 사용하는 세대에게, 문제는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과도한 의존이다. 몇 번의 클릭으로 답을 얻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질문하고 의심하고 판단하는 힘은 점점 약해진다.

책은 이 현상을 단순한 학습 방식의 변화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사유 구조의 변화’로 읽는다. 검색이 사라지고, AI가 먼저 답을 제시하는 ‘노서치(No search)’ 환경이 도래할수록 인간은 생각 이전에 결론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익숙해진다. 그 결과, 정보는 많아지지만 이해는 얕아지고, 판단은 빨라지지만 근거는 빈약해진다.

이 책이 특히 강조하는 지점은 ‘정보의 진실성’이다. 딥페이크 기술은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며, 가짜 뉴스는 이전보다 훨씬 정교한 형태로 유통된다. 문제는 그것을 속이는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믿게 만드는 심리다. 확증 편향과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만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며, 결국 개인을 ‘정보의 그물망’ 안에 가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심리가 등장한다. ‘순진한 실재론’.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객관적 진실이라고 믿는 태도다. 이 상태에 이르면 반대 의견은 틀린 정보로 간주되고, 균형 잡힌 판단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책은 이 지점을 디지털 시대의 핵심 리스크로 짚는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기술 활용서가 아니다. 오히려 ‘판단 훈련서’에 가깝다. 정보에 반응하기 전에 2초 멈추기,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 찾아보기, 숫자와 통계의 맥락 읽기 같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이 작은 습관들이야말로 디지털 환경에서 사고의 주도권을 되찾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AI 활용에 대한 균형 감각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들은 AI를 경계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올바르게 활용할 경우 학습과 창작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 전제는 분명하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으며, 윤리적 판단 역시 인간의 몫이라는 점이다.

책의 후반부는 ‘디지털 리더’라는 개념으로 확장된다. 여기서 리더십은 기술 능력이 아니다. 자기 통제력, 유연한 사고, 그리고 타인과 미래 세대까지 고려하는 윤리적 감각이 핵심 요소로 제시된다. 정보의 양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하느냐가 개인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진단도 이 맥락에서 이어진다.

결국 『10대를 위한 진짜를 보는 눈』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AI가 대신 생각해 주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책은 그 답을 직접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분명한 기준을 남긴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 판단을 외주화하지 않는 것, 그리고 기술보다 먼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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