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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 건너가는 시간, 『매일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되었다』(박상호, 미래북)
하루 몇 분의 독서가 한 개인의 말과 태도, 선택의 방향을 바꾸고 끝내 글 쓰는 삶으로 이어졌다는 경험을 담아낸 독서 에세이
출판사 제공
독서를 권하는 책은 많지만, 대개는 책의 효용을 너무 빨리 증명하려 하거나 삶의 변화를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매일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되었다』는 그 조급함에서 한 발 비켜선다. 이 책이 붙드는 것은 성공한 작가의 결과보다, 방향을 잃은 한 사람이 매일 조금씩 책을 읽으며 자기 삶의 결을 바꾸어 가는 과정이다. 월급은 들어오지만 미래는 보이지 않고,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늘 혼자라고 느끼던 시간이 어떻게 독서라는 습관과 만나 다른 리듬으로 옮겨가는지, 책은 그 느린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준다.
박상호는 독서를 거창한 자기계발의 장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하루 5분, 혹은 7분이면 충분하다는 식의 제안은 독서를 쉽게 만들기 위한 요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독 강박과 성과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한 태도에 가깝다. 이 책에서 독서는 지식을 쌓는 행위라기보다 생각의 근육을 기르는 일이며, 타인의 삶을 통과해 자기 세계를 넓혀 가는 과정으로 제시된다. 감정에 휘둘리던 사람이 질문을 던지고, 불평하던 사람이 방법을 찾고, 두려움 앞에 멈춰 있던 사람이 작은 도전을 시작하게 되는 변화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의 구성 역시 실용적이다. 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독서를 생활의 풍경으로 만드는 법, 책을 더럽혀가며 읽는 법, 필사와 오디오북, 읽은 책을 콘텐츠로 바꾸는 방식, 그리고 읽기에서 쓰기로 넘어가는 순간까지 세세하게 짚는다. 독서를 하나의 취미로 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읽은 문장이 어떻게 자기 언어가 되고 결국 자기 문장이 되는지를 단계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서 입문서이자 글쓰기 입문서의 성격을 함께 지닌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남기는 인상은 독서를 성공의 도구로 축소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더 나은 스펙을 얻었다고 말하기보다, 삶을 대하는 자세와 시간을 쓰는 기준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매일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되었다』는 ‘작가가 되는 법’의 매뉴얼이라기보다, 읽는 일이 어떻게 한 사람을 자기 삶의 더 깊은 자리로 데려가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으로 읽힌다. 한 페이지를 넘기는 일처럼 작고 반복적인 행동이 결국 존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요란한 구호 대신 생활의 문장으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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