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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시작되는 유쾌한 추리 소동, 『방귀 탐정 키키』(도토리별, 도토리별)

반달 공항을 누비는 터그카 친구들, 의문의 소리를 따라가며 관찰과 협동의 재미를 보여주는 그림책

장세환2026년 4월 22일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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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탐정 키키.jpg출판사 제공

『방귀 탐정 키키』는 공항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그라운드 크루 토토’ 시리즈의 두 번째 그림책이다. KBS2 TV와 재능TV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단순한 영상물의 재구성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은 아이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리’라는 소재를 앞세워, 익숙한 웃음과 낯선 궁금증을 한꺼번에 불러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번 이야기의 중심에는 반달 공항 계류장에 울려 퍼진 수상한 소리가 있다. 토토와 친구들은 그 소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공항 곳곳을 누비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비행기와 공항 장비, 특수 차량, 현장 인력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서사 안으로 들어온다. 사건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충분히 세계를 뒤흔드는 미스터리다. 이 책이 영리한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방귀’라는 장난스럽고도 즉각적인 소재를 내세우면서도, 그 안에 관찰과 추리, 판단의 과정을 매끄럽게 심어 놓는다.

주인공들은 문제를 혼자 해결하지 않는다. 자칭 명탐정 키키와 터그카 친구들은 서로의 말을 듣고, 사소한 단서도 그냥 넘기지 않으며, 함께 확인하고 움직인다. 이 협업의 구조가 이야기의 교육적 힘을 만든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감각, 그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 친구와 힘을 모아 결론에 다가가는 경험을 따라가게 된다. 경청과 소통, 협력의 가치가 지나치게 교훈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리듬 속에서 살아난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재미는 공간성이다. 배경이 되는 반달 공항은 실제 제주 공항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져, 공항이라는 장소가 가진 역동성과 호기심을 효과적으로 살린다. 아이들에게 공항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장소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이 그림책은 그 뒤편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지상 차량과 장비, 그리고 그 역할을 친근하게 보여준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공항 특수차량 도감처럼 읽히는 대목도 적지 않다.

그림과 캐릭터의 분위기 역시 책의 성격과 잘 맞는다. 명랑한 표정, 또렷한 색감, 경쾌한 구도는 ‘사건 해결’의 긴장을 무겁지 않게 유지해 주고, 유머와 호기심을 끝까지 놓치지 않게 한다. 웃기지만 산만하지 않고, 정보가 들어 있지만 딱딱하지 않다. 애니메이션 원작의 친숙함을 지키면서도 그림책만의 호흡으로 다시 정리한 결과다.

무엇보다 『방귀 탐정 키키』는 아이들에게 추리가 반드시 거창한 사건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이게 뭘까?”라고 묻는 순간, 이미 탐구는 시작된다. 이 책은 그 단순한 질문 하나를 공항이라는 넓은 무대 위에 올려놓고, 웃음과 관찰, 협동의 즐거움을 함께 묶어 낸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한바탕 웃고 지나가는 그림책이 아니라, 아이들이 세상을 더 주의 깊게 듣고 보게 만드는 첫 추리 그림책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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