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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틀렸다고 확신하는 순간이 늘어났다, 『신념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착각』 (폴 돌런, 21세기북스)

분열의 시대를 읽는 행동과학자의 제안

장세환2026년 4월 21일 오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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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착각.jpg출판사 제공

정치, 세대, 성별을 둘러싼 갈등이 일상으로 들어왔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전혀 다른 판단이 이어졌고, 생각이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선택이 자연스럽게 반복됐다.

행동과학자 폴 돌런은 이 현상을 ‘신념주의’라고 불렀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피하고 배제하는 태도였다. 신념이 강해질수록 대화는 줄어들었고, 갈등은 더 쉽게 고착됐다.

이 책은 신념을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환경을 바꾸는 방식에 주목했다. 나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을 설계해야 한다는 제안이 중심에 놓였다. 의지보다 환경이 행동을 바꾸기 쉽다는 점이 전제였다.

핵심 방법은 ‘EMBRACE’라는 체크리스트로 정리됐다. 서로 다른 의견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환경을 만들고, 실수를 받아들이며, 이유를 설명하고, 감정을 다루고, 다양한 관점을 모으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 이어졌다. 갈등을 피하는 대신, 다루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책은 반복해서 같은 질문으로 돌아왔다. 왜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쉽게 배제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자신과 견해가 비슷한 사람만 곁에 둔다면
이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셈이다.”

신념은 개인의 생각에서 끝나지 않았다. 같은 생각끼리 모일수록 판단은 더 강해졌고, 다른 관점은 더 빠르게 밀려났다. 그 과정에서 대화는 사라지고, 갈등만 남았다.

분열을 줄이는 방법은 단순하지 않았다. 서로를 설득하는 것도,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신 다른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게 다뤄졌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의견이 부딪히고, 그 과정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신념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다른 시선을 받아들이는 선택이 반복될 때 관계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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