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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우연한 만남은 종종 아무 일도 아닌 듯 지나갔다. 하지만 어떤 순간은, 그 이후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기도 했다.
『진실은 없다』는 그 경계를 파고들었던 소설이었다. 같은 날 태어난 두 여자가 마주친 자리에서 이야기는 시작됐다. 인기 팟캐스터 알릭스는 ‘버스데이 트윈’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상대는 자신의 삶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균열이 드러났다. 조시의 말에는 설명되지 않는 공백이 있었고, 그 공백은 점점 불안으로 바뀌었다. 알릭스는 의심을 느끼면서도 기록을 멈추지 못했다. 더 알고 싶다는 욕망이 판단을 앞섰다.
이야기의 긴장은 여기서부터 높아졌다. 인터뷰 대상이었던 인물은 점차 삶 안으로 들어왔고, 관찰의 대상이던 이야기는 현실로 이동했다. 기록하던 사람과 기록되던 사람의 위치가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책은 이 변화를 단순한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관계가 어떻게 침범으로 바뀌는지, 호기심이 어떻게 위험으로 이어지는지를 단계적으로 밀어붙였다. 통제하려던 시선이 오히려 상황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뒤늦게 도달했다. 알릭스는 자신이 안전한 바깥에 서 있다고 믿었지만, 이미 이야기 안에 들어와 있었다. 관찰자는 사라졌고, 남은 것은 사건의 일부가 된 인물이었다.
이 소설은 하나의 답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남겼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만들어진 이야기인지,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서부터가 조작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를 끝까지 유지했다. 독자는 사건을 따라가며 판단을 시도했지만, 그 판단은 계속 흔들렸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확신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것은 진실의 확인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의심이었다. 한 번 균열이 생긴 이후, 믿고 있던 기준은 쉽게 복구되지 않았고, 그 불안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길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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