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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삶, 다시 움직이기로 결심한 순간 『결말의 너를 바꿀 수만 있다면』 (한새마, 한끼)
12시간의 추적 속에서 드러나는 선택과 책임의 이야기
출판사 제공
달릴 수 없게 된 이후의 삶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무너진다. 『결말의 너를 바꿀 수만 있다면』은 그 멈춘 자리에서 시작한다. 한때 육상 선수였던 주인공 수강은 희귀 질환으로 몸이 무너진 뒤,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채 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도착한 메시지 하나가 정지된 시간을 흔든다. 피투성이로 결박된 첫사랑, 그리고 “12시간 남았다”는 짧은 경고.
이 작품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진행되는 추적 서사다. 그러나 중심에는 사건보다 선택이 놓여 있다. 수강은 경찰에 의지하거나 누군가에게 맡기는 대신, 스스로 움직이기로 결심한다. 보조기에 의지해 겨우 걸음을 옮기는 몸, 통증과 한계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달릴 수 없는 인물이 ‘추적’에 나선다는 설정은 서사의 긴장을 한층 끌어올린다.
추적의 끝에서 드러나는 세계는 단순한 납치 사건을 넘어선다. 불법 대출과 마약, 성착취로 이어지는 범죄 구조가 얽혀 있고, 그 중심에는 ‘루미너스 클럽’이라는 조직이 자리한다. 사건을 따라갈수록 왜 이 메시지가 수강에게 도착했는지, 누가 이 상황을 설계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깊어진다.
작품의 밀도는 몸의 감각에서 비롯된다.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따라오는 통증,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이어지는 움직임이 서사를 끌고 간다.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한계가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 속에서, 인물의 선택은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추격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다시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멈춰 있던 사람이 방향을 바꾸는 순간,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남은 시간은 줄어들고 조건은 나아지지 않지만, 한 번 내린 결심은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그 움직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독자는 끝까지 따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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