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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웃음으로 건너다, 『일본 센류 걸작선』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포푸라샤, 포레스트북스)

21만 편 중 100수… 노년의 삶을 유머로 풀어낸 일본 정형시의 정수

장세환2026년 4월 20일 오후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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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센류 걸작선.jpg출판사 제공

짧은 문장 안에 삶의 무게를 담아내는 시가 있다. 『일본 센류 걸작선』은 일본에서 20년간 이어진 공모전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나이 듦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전한다.

이 책은 일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가 주최한 ‘실버 센류’ 공모전에서 모인 210,000수 가운데 100편만을 엄선해 엮은 선집이다. 일상의 단면을 포착하는 5-7-5 형식의 정형시 센류를 통해, 노년의 삶을 해학과 유머로 풀어낸다.

작품들은 죽음, 건강, 부부 관계처럼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담담하고 매콤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유언장 / 썼다고 안심했더니 / 장수해버렸다” 같은 문장은 삶의 아이러니를 짧고 강렬하게 압축한다. 웃음 뒤에 남는 여운은 오히려 깊다.

특히 이번 선집은 일본어 원문을 함께 수록해 센류 특유의 리듬과 언어유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번역문과 원문을 나란히 읽으며 감각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도 더했다. 초판 한정 양장본으로 제작돼 소장 가치까지 높였다.

『일본 센류 걸작선』은 노년을 특정 세대의 이야기로 한정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누구나 마주하게 될 삶의 한 장면을, 가볍게 웃으며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짧은 문장 속에 담긴 경험과 감정이 겹겹이 쌓이며,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비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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