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균열 난 세계를 다시 묻는 이야기,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 (모래, 고블)

현실과 SF를 넘나들며 젠더와 혐오의 경계를 흔드는 사회파 소설

장세환2026년 4월 17일 오후 1:09
320

모래.jpg출판사 제공

사라진 친구를 떠올리는 순간, 현실은 균열을 드러낸다.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스며드는 낯선 존재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세계의 틀을 흔든다.

이 작품은 소도시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석희’와 멸망 이후 세계를 살아가는 ‘유나’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진행된다. 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가 액자식 구조로 얽히며 하나의 서사를 이룬다.

작가는 이 이중 구조를 통해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규범과 폭력성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성별과 외모, 계급 등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시선에 질문을 던지며, ‘정상’이라는 기준 자체를 흔든다.

작품 속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경계 너머를 잇는 매개다. 그는 등장인물들에게 ‘자매’라는 호명으로 다가가며, 분리된 존재들을 다시 연결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소외된 존재들은 ‘괴물’이라는 이미지로 재현되지만, 동시에 그 괴물성은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확장된다.

소설은 혐오와 배제의 구조를 직면하면서도, 그것을 단순히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서로를 규정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가능성, 그리고 기억 속에서 사라진 존재들을 다시 불러내는 문학의 역할을 탐색한다.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만드는 힘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는 과연 전부일까.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9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2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