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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난 세계를 다시 묻는 이야기,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 (모래, 고블)
현실과 SF를 넘나들며 젠더와 혐오의 경계를 흔드는 사회파 소설
출판사 제공
사라진 친구를 떠올리는 순간, 현실은 균열을 드러낸다.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스며드는 낯선 존재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세계의 틀을 흔든다.
이 작품은 소도시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석희’와 멸망 이후 세계를 살아가는 ‘유나’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진행된다. 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가 액자식 구조로 얽히며 하나의 서사를 이룬다.
작가는 이 이중 구조를 통해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규범과 폭력성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성별과 외모, 계급 등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시선에 질문을 던지며, ‘정상’이라는 기준 자체를 흔든다.
작품 속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경계 너머를 잇는 매개다. 그는 등장인물들에게 ‘자매’라는 호명으로 다가가며, 분리된 존재들을 다시 연결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소외된 존재들은 ‘괴물’이라는 이미지로 재현되지만, 동시에 그 괴물성은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확장된다.
소설은 혐오와 배제의 구조를 직면하면서도, 그것을 단순히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서로를 규정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가능성, 그리고 기억 속에서 사라진 존재들을 다시 불러내는 문학의 역할을 탐색한다.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만드는 힘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는 과연 전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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