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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료 이용자가 아니라 노동자다, 『데이터 노동의 시대』 (김연구, 바른북스)

AI 시대, 클릭과 검색이 ‘노동’이 되는 구조를 해부하다

장세환2026년 4월 17일 오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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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노동의 시대.jpg출판사 제공

넷플릭스를 보고, 검색을 하고, 쇼핑을 하는 일상. 우리는 그것을 ‘이용’이라 부르지만, 한 권의 책은 전혀 다른 이름을 붙인다. 김연구의 『데이터 노동의 시대』는 우리가 매일 남기는 디지털 흔적이 실제 노동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출발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자원이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의 근원이 바로 개인의 일상적 행동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클릭, 검색, 시청, 구매 같은 반복적 활동이 축적되며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플랫폼 기업의 수익 구조를 떠받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노동’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용자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한다. 책은 이를 ‘보이지 않는 노동’이자 ‘데이터 노동’으로 정의한다.

특히 저자는 데이터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을 짚는다. 데이터 생산은 개인에게 분산되어 있지만,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과 권력은 소수 플랫폼 기업에 집중되는 현실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개인은 생산자이면서도 통제권을 갖지 못한 채 주변화되는 모순에 놓인다.

이 책의 시선은 비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데이터가 노동의 결과라면, 그에 대한 보상과 권리 역시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데이터 협동조합과 같은 대안을 통해 개인을 단순한 이용자가 아닌 협상 가능한 주체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데이터를 공짜로 제공하는 존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그 가치를 인식하고 권리를 요구하는 주체로 나아갈 것인가.

디지털 시대의 일상은 더 이상 가볍지 않다. 손끝의 행동 하나가 이미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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