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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시장은 반복되는가, 『1929』 (앤드루 로스 소킨, 웅진지식하우스)

100년 전 대폭락에서 읽는 오늘의 금융 위기 신호

장세환2026년 4월 17일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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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번영과 낙관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jpg출판사 제공

주식시장이 치솟고 새로운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넘치는 순간, 사람들은 종종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믿음이다. 『1929』는 바로 그 믿음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큰 금융 재앙으로 이어졌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 기록이다.

이 책은 1929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폭락을 중심으로, 번영과 낙관이 어떻게 순식간에 공포와 붕괴로 뒤바뀌는지를 생생하게 복원한다. 당시 라디오라는 신기술이 불러온 기대와 투자 열풍, 그리고 빚을 내서라도 시장에 뛰어들던 군중 심리는 오늘날 인공지능과 암호화폐를 둘러싼 분위기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저자 앤드루 로스 소킨은 8년에 걸친 취재와 미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금융 권력과 정치, 군중 심리가 얽힌 복합적인 구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단순한 경제사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욕망과 판단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특징이다. 은행가, 투자자, 정치인 등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선택의 연쇄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왜 아무도 위기를 막지 못했는가.

책은 특히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숫자나 지표가 아니라 ‘집단 심리’라는 점을 강조한다. 상승장 속에서 경고는 무시되고, 낙관은 확대 재생산된다. 그리고 그 균열은 언제나 가장 확신이 강한 순간에 시작된다. 이런 흐름은 과거의 사례를 넘어 오늘의 금융 환경을 해석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1929』는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되짚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투자 열풍이 새로운 질서의 시작인지, 아니면 또 다른 붕괴의 전조인지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역사와 현재를 겹쳐보게 만드는 이 질문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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