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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읽는 또 하나의 방식, 『조선상식 지리편』 (최남선, 한국학자료원)
공간으로 풀어낸 민족의 정체성, 근대 지식인의 시선
출판사 제공
근대 계몽기 대표 지식인 최남선의 지리 교양서 『조선상식 지리편』이 다시 출간됐다. 단순한 지리 정보서가 아닌, 조선이라는 공간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세계 인식을 탐구한 인문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이 책은 산맥과 하천, 지역과 도시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조선의 자연과 지형이 어떻게 형성됐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이어왔는지를 하나의 체계로 설명한다. 지리를 ‘지식’이 아닌 ‘이해의 틀’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집필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이 책의 의미를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식민지라는 역사적 전환기 속에서 저자는 외부의 시선이 아닌 ‘조선인의 관점’으로 우리 땅을 바라보려 했다. 지리를 통해 민족의 실체를 다시 인식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학문을 넘어 하나의 사유 방식으로 읽힌다.
최남선은 시인과 출판가, 사학자로 활동하며 근대 한국 지식 체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의 작업은 ‘조선적인 것’을 찾으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으며, 이 책 역시 그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이번 출간은 조선상식 시리즈의 한 권으로,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현대 독자들이 다시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됐다. 고전의 재현이라는 의미와 함께, 한국 인문학의 흐름을 되짚는 자료적 가치도 함께 갖는다.
지리를 통해 한 시대의 사유를 읽어내려는 시도는 지금도 낯설지 않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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