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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과 침묵의 순간을 마주하다, 『달에서 아침을』 (이수연, 웅진주니어)

따돌림과 방관의 민낯… 관계와 성장의 의미를 묻는 그래픽노블

장세환2026년 4월 16일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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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아침을.jpg출판사 제공

한 교실, 같은 반. 그러나 서로 다른 세계에 서 있는 두 아이의 이야기다. 이수연 작가의 『달에서 아침을』이 새롭게 출간되며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옆집에 사는 토끼와 곰, 두 친구의 일상을 따라간다. 함께 등교하고 음악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가까운 사이지만, 학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관계는 완전히 달라진다. 친구들 사이에서 토끼는 이유 없는 오해와 편견 속에 고립되고, 곰은 그 상황을 알면서도 침묵을 선택한다.

이야기가 특별해지는 지점은 ‘가해자’보다 ‘방관자’에 있다. 토끼를 향한 따돌림은 노골적이지만, 더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것은 곁에서 모른 척하는 태도다. 곰은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침묵하고, 그 침묵은 결국 또 다른 형태의 동의가 된다. 작품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드러내며,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관계의 균열을 집요하게 짚어낸다.

또 다른 축은 ‘감정의 표현’이다. 늘 담담하게 보이던 토끼의 내면은 사건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고, 억눌린 감정은 결국 한순간에 무너진다.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 감정이 얼마나 깊게 쌓여왔는지를 작품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한다.

그래픽노블 형식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글과 그림이 결합된 서사는 인물의 감정 변화를 더욱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독자가 장면 속에 머무르게 만든다. 특히 토끼와 곰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는 윤리적 선택의 문제로 확장된다.

이 작품은 특정한 사건을 설명하기보다, 그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선택하는지를 차분히 비춘다. 누군가는 상처를 받는 쪽에 서 있고, 누군가는 침묵하는 쪽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관계는 조금씩 달라진다. 『달에서 아침을』은 그 변화를 조용히 따라가며,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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