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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이해하는 새로운 언어, 『우리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 (박수현, 미다스북스)
자폐를 넘어 ‘신경다양성’으로 바라본 가족의 기록
출판사 제공
봄은 유난히 ‘다름’을 돌아보게 하는 계절이다. 세계자폐인의 날과 장애인의 날을 품은 4월, 『우리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는 우리가 익숙하게 불러온 ‘장애’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자폐스펙트럼 아이를 키우는 전직 아나운서가 공인행동분석가로 삶의 방향을 바꾸며 써 내려간 가족 에세이다.
저자는 오랜 방송 경력 동안 수많은 사회 이슈를 전달해왔지만, 정작 ‘장애’를 깊이 이해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첫째 아이의 자폐 진단 이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닌 ‘다른 방식의 존재’로 바라보는 개념, 신경다양성이 그의 삶에 들어온 것이다.
책은 서울과 보스턴을 오가며 경험한 교육과 사회 환경의 차이를 통해, 신경다양성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오티즘 웰커밍’ 공간이나 제지 대신 제안을 건네는 교육 현장 등은 독자에게 낯설지만 의미 있는 장면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사례들은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육아 기록을 넘어, 가족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자폐 아이뿐 아니라 비장애 형제를 함께 키우는 과정, 이웃과 사회의 시선, 그리고 부모로서의 불안과 성장까지 솔직하게 풀어낸다. ‘다름’과 ‘느림’ 속에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게 확장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조용히 스며든다.
무엇보다 이 책의 힘은 무겁지 않다는 데 있다. 장애를 다루면서도 비극이나 연민에 기대지 않고, 생활의 언어로 풀어낸다.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일상 속에서 독자는 어느새 낯설었던 세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우리집에 신경다양성이 삽니다』는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은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선을 바꾸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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