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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마주하다, 『아동 학대의 그림자』 (최인혜, 더푸른)

트라우마와 치유의 기록, ‘어른 아이’의 내면을 비추는 자전적 인문서

장세환2026년 4월 15일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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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의 그림자.jpg출판사 제공

아동 학대 사건이 반복적으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 개인의 삶을 통해 그 상처의 깊이를 드러낸 책 『아동 학대의 그림자』가 출간됐다. 이 책은 통계나 사례를 넘어, 한 인간이 겪어온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통해 아동 학대의 실체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생명을 ‘우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태아가 이미 감정과 환경을 감지하는 존재라는 인식 아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인간의 전 생애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인간 형성의 출발점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책은 아동기 학대가 성인 이후까지 이어지는 심리적 영향을 다양한 연구와 함께 설명한다. 관계의 불안, 감정 조절의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으로 나타나는 내면의 균열을 짚으며,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어른 아이’의 현실을 드러낸다. 성장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상처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 책의 중심에는 저자의 자전적 서사가 놓여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겪은 학대와 결핍,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내면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 과정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 스스로를 이해하고 치유하기 위한 기록으로 이어진다.

치유의 방법으로 제시되는 ‘글쓰기’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상처를 직면하고 재구성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는 타인의 분석이 아닌, 자기 이해를 통한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아동 학대를 고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상처를 가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함께 묻는다. 개인의 고통을 통해 사회의 구조를 돌아보게 하는 이 기록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남겨진 질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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