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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를 반짝이게 하는 작은 사건, 『고양이 노라의 특별한 하루』 (스게 이즈미·김숙, 국민서관)
붉은 털실 하나로 이어지는 따뜻한 관계의 시작
출판사 제공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하루가 있다. 햇살 아래 느긋하게 걷고, 벤치에 앉아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런 날. 『고양이 노라의 특별한 하루』는 바로 그 평범한 하루가 어떻게 특별해지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작은 사건 하나가 하루의 색을 바꾸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이 작품은 일본 작가 스게 이즈미의 데뷔작으로, 출간과 동시에 국제 그림책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핀포인트 그림책 콘테스트 최우수상에 이어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작가는 색채와 화면 구성에서 강점을 드러내며, 첫 작품임에도 완성도 높은 시각 서사를 완성했다.
이야기는 공원에서 홀로 지내는 고양이 노라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 그저 지나갈 것 같던 순간에 한 할머니가 다가오고, 사소한 사고 하나가 벌어진다. 노라의 손톱에 걸린 스웨터 실이 풀리면서 이어진 붉은 털실은 두 존재를 예상치 못한 여정으로 이끈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감정의 결이다. 털실을 따라 이어지는 움직임은 단순한 추격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이다. 낯설었던 타인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어색함이 따뜻함으로 바뀌는 과정이 조용하게 펼쳐진다. 그 변화는 과장되지 않지만 분명하게 독자의 감각을 건드린다.
또한 이 작품은 ‘함께 있음’의 의미를 다른 방식으로 그려낸다. 노라와 할머니는 하루를 함께 보내지만, 끝내 서로를 붙잡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이어져 있다는 감각을 남긴다. 물리적 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온도라는 사실을, 어린 독자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결국 『고양이 노라의 특별한 하루』는 거창한 교훈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은 계기 하나가 하루를 바꾸고, 그 하루가 기억으로 남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낸 순간들 속에도 충분히 특별함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붉은 털실처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전한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문득 오늘 하루를 떠올리게 된다. 별일 없다고 지나쳤던 시간 속에도, 어쩌면 이미 하나쯤은 반짝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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