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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날씨가 있다”, 『친구가 속상하게 할 땐 어떻게 하지?』 (전현정, 판크크)
아이의 속마음을 읽는 감정 성장 동화
출판사 제공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상처를 꾹 눌러 담고 있는 아이들. 『친구가 속상하게 할 땐 어떻게 하지?』는 그런 어린이들의 마음을 ‘날씨’라는 감각적인 장치로 풀어낸 창작 동화다. 토끼를 닮은 외계인 ‘오버니’가 지구에 와 친구들의 감정을 관찰하는 설정을 통해, 말 한마디가 만들어내는 관계의 균열과 회복의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음 렌즈’라는 장치가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날씨로 보여주는 이 렌즈를 통해, 오버니는 친구의 머리 위에 떠 있는 먹구름과 번개, 그리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보라색 구름의 의미를 읽어낸다. 특히 “너, 이것도 몰라?”라는 무심한 말 한마디가 친구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상처가 되는 장면은, 일상 속 언어가 지닌 무게를 아이의 시선에서 또렷하게 드러낸다.
저자 전현정은 오랜 시간 어린이책 기획자이자 작가, 교육자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어린이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포착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아이들의 내면을 따뜻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풀어낸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 서영의 생동감 있는 그림이 더해져 감정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초등 교사 이현아의 도움글은 실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대화법까지 제시해 책의 실용성을 높인다.
이 작품은 단순한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감정을 ‘참는 것’과 ‘표현하는 것’ 사이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감정을 날씨로 시각화하는 방식은 어린 독자가 자신의 상태를 쉽게 인식하도록 돕고, 관계 속 갈등을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 아니라 ‘상처를 이해하고 말하는 방법’이다. 관계를 피하거나 단절하는 대신,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더 단단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처음 마주하는 사회 속에서, 이 작은 연습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책은 조용히 보여준다.
결국 『친구가 속상하게 할 땐 어떻게 하지?』는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한때, 혹은 지금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흐려지는 순간을 겪는다. 그때 필요한 것은 더 강해지는 법이 아니라, 마음을 읽고 건네는 방식일지 모른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아이들의 언어로, 그러나 누구에게나 닿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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