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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읽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약의 숨은 단어들』 출간(김영인, 두란노)
원어로 풀어낸 성경 인물, 해석의 깊이를 넓히다
출판사 제공
성경을 읽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가 담긴 책이 출간됐다. 『신약의 숨은 단어들』은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원어의 의미에서 다시 풀어내며, 익숙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새로운 결을 드러낸다.
이 책은 단순히 성경 인물을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각 인물의 이름이 지닌 언어적 의미, 활동한 시대와 문화적 배경, 그리고 관계 속에서 형성된 역할을 함께 짚어내며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헬라어와 히브리어, 라틴어 등 원어 분석을 기반으로, 익숙하게 읽혀온 구절들이 전혀 다른 깊이로 확장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저자 김영인은 서울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로, 공동체성경읽기 운동을 이끌며 성경을 보다 생생하게 읽는 방법을 연구해 온 학자다. 독일에서 신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고전 언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그는, 학문적 성과를 일상적 독서 경험으로 연결하는 데 꾸준히 힘써왔다. 이번 책에서도 전문적인 원어 해석을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설명의 밀도를 조절한 점이 특징이다.
책 속에서는 요한, 야고보, 마르다와 마리아, 사마리아 여인 등 잘 알려진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의미는 낯설게 다가온다. 이름 하나에 담긴 뜻이 인물의 서사를 바꾸고, 하나의 단어가 사건 전체의 맥락을 다시 정렬한다. 이를 통해 성경은 단순한 이야기의 집합이 아니라, 언어와 역사, 인간의 삶이 겹겹이 쌓인 텍스트로 읽힌다.
또한 각 장에는 공동체 독서를 위한 질문과 나눔이 함께 제시되어, 개인 독서를 넘어 함께 읽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석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읽기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이 던지는 변화는 크지 않은 듯 보이지만, 읽는 사람에게는 분명한 차이를 남긴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문장이 낯설게 다시 보이고, 익숙한 인물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은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기보다, 기존의 텍스트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데 집중한다. 같은 문장을 읽어도 다른 의미가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차이가 해석의 깊이를 결정한다는 점을 차분하게 증명해 나간다.
성경을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더 다르게 읽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그 출발은 언어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사람과 이야기, 그리고 지금의 삶으로 다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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