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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의 식탁에서 삶이 이어진다, 『리카, 시간을 누비다』 (리카, 파롤앤)
세계의 맛과 기억을 엮은 집밥 에세이… “내 인생의 맛은 내가 결정한다”
출판사 제공
도쿄의 부엌에서, 런던의 티룸에서, 그리고 어느 날의 작은 식탁 위에서 한 사람이 보낸 시간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리카, 시간을 누비다』는 여러 나라를 오가며 살아온 저자가 음식과 기억을 따라 자신의 삶을 되짚는 에세이다.
이 책은 레시피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 대신 그 음식을 둘러싼 공기와 감각, 그리고 그 순간의 사람과 시간을 이야기한다. 한 접시의 음식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는 매개로 작동한다.
저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다양한 도시를 거치며 요리를 배웠고, 그 경험을 ‘집밥’이라는 형태로 다시 풀어낸다. 낯선 도시에서 만난 식재료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결국 한 끼의 식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행기이자 삶의 기록에 가깝다.
특히 음식은 감정을 복원하는 장치로 반복 등장한다. 기분을 다잡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 누군가를 위해 재료를 더 얹는 손길, 그리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탁의 풍경은 저자가 말하는 ‘시간을 누빈다’는 개념을 구체화한다.
책 전반에는 빠르게 소비되는 일상 속에서도 ‘먹는 일’을 통해 자신을 붙잡으려는 태도가 흐른다.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치기 쉬운 한 끼를 다시 바라보는 순간, 삶은 조금 다른 결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식탁 위에서 축적되는 시간이다. 오늘 먹은 한 끼가 내일의 기억이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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