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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의 식탁에서 삶이 이어진다, 『리카, 시간을 누비다』 (리카, 파롤앤)

세계의 맛과 기억을 엮은 집밥 에세이… “내 인생의 맛은 내가 결정한다”

장세2026년 4월 13일 오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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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시간을 누비다.jpg출판사 제공

도쿄의 부엌에서, 런던의 티룸에서, 그리고 어느 날의 작은 식탁 위에서 한 사람이 보낸 시간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리카, 시간을 누비다』는 여러 나라를 오가며 살아온 저자가 음식과 기억을 따라 자신의 삶을 되짚는 에세이다.

이 책은 레시피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 대신 그 음식을 둘러싼 공기와 감각, 그리고 그 순간의 사람과 시간을 이야기한다. 한 접시의 음식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는 매개로 작동한다.

저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다양한 도시를 거치며 요리를 배웠고, 그 경험을 ‘집밥’이라는 형태로 다시 풀어낸다. 낯선 도시에서 만난 식재료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결국 한 끼의 식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행기이자 삶의 기록에 가깝다.

특히 음식은 감정을 복원하는 장치로 반복 등장한다. 기분을 다잡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 누군가를 위해 재료를 더 얹는 손길, 그리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탁의 풍경은 저자가 말하는 ‘시간을 누빈다’는 개념을 구체화한다.

책 전반에는 빠르게 소비되는 일상 속에서도 ‘먹는 일’을 통해 자신을 붙잡으려는 태도가 흐른다.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치기 쉬운 한 끼를 다시 바라보는 순간, 삶은 조금 다른 결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식탁 위에서 축적되는 시간이다. 오늘 먹은 한 끼가 내일의 기억이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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