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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을 넘어선 선택의 기록, 『독립군이 된 외국인들』 (장은영, 현북스)

헐버트·후세·베델·쇼, 네 외국인의 삶을 통해 본 한국 독립운동의 또 다른 얼굴

장세환2026년 4월 13일 오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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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이 된 외국인들.jpg출판사 제공

독립운동은 한 나라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는다. 『독립군이 된 외국인들』은 그 경계를 다른 방향에서 보여준다.

책은 헐버트, 후세 다쓰지, 어니스트 베델, 조지 쇼 네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국적도, 출발점도 다르지만 이들이 향한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현실을 목격한 이후, 각자의 위치에서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다.

헐버트는 고종의 특명을 받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를 앞두고 각국에 친서를 전달하며 대한제국의 상황을 알렸다. 외교적 경로를 통해 일본의 침략을 문제 삼으려 했던 시도다. 후세 다쓰지는 일본인 변호사였지만, 법정에서 조선인 독립운동가들을 변론하며 식민지 권력에 맞섰다. 당시 조선인들이 그를 ‘우리 변호사’라고 불렀다는 점은 그 위치를 보여준다.

언론인 베델은 《대한매일신보》를 통해 을사늑약의 부당함과 일본의 침략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검열을 피해 사실을 전달한 신문은 당시 상황에서 드물게 남아 있는 기록이 되었다. 조지 쇼는 해운업을 기반으로 독립운동가들의 이동과 활동을 지원하며, 눈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역할을 이어갔다.

책은 이들의 행동을 영웅 서사로 과장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가 서 있던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했는지를 따라간다. 외교, 법, 언론, 물류라는 서로 다른 영역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독립운동은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시작된 선택들이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시간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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