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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모험이 되는 순간, 『파롱파롱족과 10개의 물약』 (김민주, 미세기)

덧셈과 뺄셈을 이야기 속 미션으로 풀어낸 초등 저학년 수학 그림책

장세환2026년 4월 10일 오후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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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롱파롱족과 10개의 물약.jpg출판사 제공

초등 수학을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건 계산보다 거리감일지 모른다. 숫자와 식이 종이 위에만 머물 때 수학은 금세 딱딱해진다. 『파롱파롱족과 10개의 물약』은 그 거리를 좁히는 방식으로 출발한다.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긴박한 모험 속에서 덧셈과 뺄셈이 왜 필요한지 먼저 체감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평화로운 파롱섬에 정체 모를 손님이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손님의 지독한 발냄새를 맡고 파롱파롱족 10명이 기절하고, 이들을 깨우기 위해서는 고대 레시피에 따라 물약 10병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물약 재료를 정확히 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열매와 버섯, 꽃을 모으기 위해 파롱파롱족은 새들의 공격을 견디고, 동굴과 절벽을 지나며 하나씩 수를 맞춰 간다.

이 책의 장점은 수학을 문제집식 반복이 아니라 사건 해결의 도구로 끌어온다는 데 있다. ‘물약 한 병에 재료가 몇 개 필요할까’, ‘10병을 만들려면 모두 몇 개가 필요할까’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아이들은 묶음 세기와 기초 연산의 원리를 이야기 흐름 안에서 받아들이게 된다. 정답을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수를 적용하는 경험에 가깝다.

그림책으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파란 몸집의 파롱파롱족과 거대한 손님 걸리봉, 과장된 발냄새 소동, 위험천만한 재료 수집 장면이 이어지며 웃음과 긴장을 함께 만든다. 여기에 친구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협동의 감각, 자기 잘못을 외면하지 않는 책임의 태도까지 겹쳐지면서 단순한 학습서를 넘어선다.

『파롱파롱족과 10개의 물약』은 수학을 교과서 바깥으로 데리고 나와, 아이들 손에 잡히는 모험으로 바꾸려는 첫 시도에 가깝다. 숫자가 살아 움직일 때 아이들이 먼저 반응하는 것은 계산법이 아니라 이야기의 다음 장면이다. 그 지점에서 수학은 조금 덜 어렵고, 조금 더 가까워진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6년 4월 10일 오후 1:38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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