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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없는 대학이 던지는 질문,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개정판 출간(조한별, 바다출판사)

외우는 공부에서 생각하는 공부로

장세환2026년 4월 10일 오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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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jpg출판사 제공

공부는 여전히 ‘얼마나 아는가’로 평가된다. 시험 점수와 정답 중심의 교육은 익숙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은 종종 밀려난다.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은 이 익숙한 구조에 균열을 낸다.

이 책은 미국 세인트존스 대학의 독특한 교육 방식을 기록한 체험기다. 이곳에는 강의도, 교수도, 시험도 없다. 대신 학생과 함께 공부하는 튜터가 있고, 고전 100권을 중심으로 한 토론 수업이 교육의 핵심을 이룬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뒤 토론에 참여한다. 누군가의 해설을 받아 적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를 “고전은 읽는 책이 아니라 생각하는 책”이라고 표현한다.

“책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을 활용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이 문장은 세인트존스 교육의 핵심을 압축한다. 공부는 특정 공간이나 제도에 묶이지 않는다는 관점이다.

세미나 수업에서는 의견 충돌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학생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부딪치며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힌다.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질문을 확장하는 과정에 가깝다.

교육 과정 역시 인문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수학, 과학, 음악, 언어까지 모두 고전을 기반으로 배운다. 과학 실험에서는 과거의 실험을 재현하고, 수학에서는 증명을 직접 따라가며 이해한다. 배움의 중심은 지식이 아니라 ‘과정’이다.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해외 교육 사례가 아니다. 한국 교육에서 익숙한 ‘주입식 학습’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가능성이다. 무엇을 외웠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묻는 방식이다.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은 고전을 읽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고전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돌아온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공부는, 과연 누구의 생각으로 채워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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