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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에서 시작된 이야기, 『고궁빌라에는 킹콩이 산다』 출간(김은아, 웅진주니어)
55cm 거리, 서로를 이해하기까지의 시간
출판사 제공
층간소음이라는 익숙한 갈등이 한 편의 이야기로 확장됐다. 김은아 작가의 신작 『고궁빌라에는 킹콩이 산다』는 한 건물 위아래에 사는 두 인물이 부딪치며 시작되는 관계의 변화를 그린 어린이 동화다.
이야기는 402호에 사는 기타리스트 세영과 302호 작가 지망생 ‘오 작가’의 충돌에서 출발한다. 둘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단 55cm. 그러나 서로를 향한 거리는 그보다 훨씬 멀다. 기타 소리와 발소리, 일상의 작은 소음들이 갈등의 불씨가 되고, 감정은 점점 증폭된다.
두 인물은 닮은 듯 다른 존재다.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믿는 세영과 타인과의 관계를 번거로워하는 오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거리를 둔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며, 서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이 작품은 갈등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듣지 않음’에서 비롯된 상태로 그린다. 상대의 소리를 소음으로만 받아들이던 시선이, 점차 의미를 읽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관계의 균열도 달라진다. 특히 밴드 합주 장면에서 드러나는 ‘불협화음에서 화음으로’의 변화는 이야기의 핵심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고궁빌라라는 공간을 통해 이웃과 공동체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개인의 목소리만을 키우던 인물들이 타인의 리듬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갈등의 풍경도 서서히 다른 결로 바뀐다.
『고궁빌라에는 킹콩이 산다』는 소리와 관계,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풀어낸 작품으로, 익숙한 일상의 갈등을 새로운 감각으로 읽어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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