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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운동의 이름들 사이에는,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킨 사람들이 있다. 『이종일 평전』은 그중에서도 ‘언론’이라는 방식으로 시대와 맞섰던 인물, 이종일의 삶을 복원한 기록이다.
이종일은 순한글신문 《제국신문》을 창간한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글을 통해 민중을 깨우고, 한글을 통해 공론의 장을 넓히려 했다. 이 책은 그가 관료로 출발해 언론과 출판, 그리고 독립운동으로 나아가는 전 과정을 따라가며 근현대사의 또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평전이 주목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시대를 움직이는 힘으로서의 언론이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고, 그것을 위해서는 신문의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문장은 이종일이 왜 신문을 놓지 않았는지를 설명한다. 언론은 권력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민중을 깨우는 도구여야 한다는 신념. 그는 그 믿음을 끝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책은 이종일의 삶을 통해 언론과 독립운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독립협회 활동, 한글 보급 운동, 3·1운동에서의 역할까지 그의 행보는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실천이었다. 독립선언서 인쇄와 배포를 맡았던 장면은 그가 ‘현장에 있던 사람’이었음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그의 삶은 결코 영광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감옥과 고문, 검열과 가난이 뒤따랐다.
“그 길은 온통 가시밭길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일본의 작위 제안을 거절하고, 끝내 신념을 지켰다. 결국 그의 삶은 ‘성공’이 아니라 ‘선택’으로 기억된다.
이 책이 지금 시점에서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여전히 묻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이종일의 삶은 그 질문에 오래된 방식으로 답한다. 권력보다 사람, 이익보다 공공성이라는 방향으로.
『이종일 평전』은 한 인물의 생애를 넘어, 우리가 놓쳐왔던 역사의 빈칸을 채우는 작업이다. 그리고 동시에 오늘의 언론을 향해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말은 남고, 신념은 흔적이 된다. 그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어디쯤 서 있는지도 함께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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