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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식탁을 다시 설계하는 질문, 『고기 육아』 (김슬기, 시월)

무엇을 먹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먹이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제안

장세환2026년 4월 8일 오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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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육아.jpg출판사 제공

아이 밥상 앞에서 망설이는 순간이 있다. 몸에 좋다는 음식은 많은데, 정작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는 더 모호해진다. 『고기 육아』는 바로 그 혼란에서 출발한다. 아이에게 무엇을 먹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식재료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로 다시 꺼내 든다.

저자 김슬기는 기존의 아동 식단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오트밀과 통곡물, 저지방 식단이 건강의 기본이라는 통념 대신, 단백질과 지방 중심의 식단으로 아이의 몸을 다시 바라보자고 말한다. 특히 성장과 두뇌 발달, 면역과 대사 건강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설명하며, 지금의 식탁이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를 짚는다.

책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아동식의 원칙을 다룬다. 나트륨, 지방, 단백질, 곡물, 가공식품 등 일상적인 식재료를 중심으로 기존 영양 상식을 다시 검토하고, 부모가 스스로 식단의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같이 먹되 다르게 구성하는 식사’라는 방식은 아이 식단을 따로 준비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어지는 2부는 이 원칙을 실제 식탁에 옮기는 단계다. 갈비탕, 생선찜, 볶음밥 같은 익숙한 메뉴부터 간식과 브런치까지,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레시피들이 중심을 이룬다. 특별한 요리 기술보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레시피북이면서 동시에 생활 방식에 대한 제안으로 읽힌다.

이 책이 강조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아이에게 따로 준비된 ‘유아식’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먹는 식탁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식습관을 만들고, 그 식습관이 결국 평생의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또한 저자는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뇌 기능과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무엇을 먹느냐가 집중력과 기분, 행동까지 연결된다는 점에서, 식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삶의 기초를 설계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고기 육아』는 정답을 강요하는 책이라기보다, 기준을 다시 세우게 만드는 책이다. 익숙하게 믿어온 상식이 흔들릴 때, 비로소 자신의 선택을 점검하게 만든다.

오늘 식탁 위에 올라가는 한 끼가,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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