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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라는 이름의 구조를 다시 묻다, 『너의 한국 엄마에게』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 푸른숲)
국제 입양 산업의 이면을 추적한 르포와 고백의 기록
출판사 제공
입양은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오랫동안 ‘선의’로 포장되어 온 국제 입양의 구조를 정면에서 묻는 책이 출간됐다. 『너의 한국 엄마에게』는 한 입양모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직접 경험과 조사로 밝혀낸 초국가적 입양 산업의 이면을 담은 기록이다.
이 책은 개인의 서사와 사회 구조 분석을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저자는 한국에서 두 아이를 입양한 뒤, 성인이 된 자녀가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을 함께하며 그동안 외면해왔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국제 입양이 단순한 가족 형성이 아니라 국가와 기관, 시장이 얽힌 하나의 산업 구조였음을 추적해 나간다.
특히 한국이 오랜 기간 해외 입양의 중심 국가였던 역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제도적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출생 기록의 불투명성, 부모 동의의 부재, 입양 기관의 정보 은폐 등은 ‘아동의 최선’이라는 명분 뒤에 가려져 있던 구조적 모순으로 지적된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통해 “우리는 어떤 권리로 아이를 분리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책은 입양인의 삶에도 주목한다. 새로운 가족과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 그리고 지워진 과거에 대한 감각을 다양한 사례와 인터뷰로 드러낸다. 입양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점,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르포와 에세이를 결합한 이 작품은 단순한 고발을 넘어, 개인의 책임과 사회의 구조를 함께 묻는 데 의미가 있다. 저자는 자신 역시 그 구조에 참여한 당사자로서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기록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선을 제공한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 쉽게 믿어왔던 ‘좋은 일’의 전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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