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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으로 맞서는 용기의 경기, 『덩크왕 고릴라를 이겨라』 (이하정·김잔디, 반달서재)
두려움을 넘어 다시 뛰는 아이들의 성장 농구 이야기
출판사 제공
익숙한 공간이 낯설게 뒤바뀌는 순간, 아이들의 용기는 시험대에 오른다. 『덩크왕 고릴라를 이겨라』는 농구를 사랑하는 아이들이 상상 밖의 존재와 맞서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다.
주인공 태서는 농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로, 형과 친구 한율이를 라이벌이자 동료로 두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변이 달라진다. 농구에 누구보다 열정적이던 형과 한율이가 의욕을 잃고 코트를 떠나기 시작한다. 이상함을 감지한 태서는 그 원인을 추적하다, 동네 농구장을 점령한 존재들과 마주한다.
정체는 다름 아닌 고릴라들이다. 이들은 농구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과 경기를 벌여 승리하면 코트를 빼앗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단순한 힘의 대결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 앞에서, 아이들은 좌절 대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중심은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대한 태도다. 태서는 포기하지 않는다. 상대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며, 혼자가 아닌 함께 싸우는 방식을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은 적대가 아닌 협력으로 전환되고, 관계 역시 새롭게 정립된다.
작품은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현실의 감정을 끌어낸다. 비교와 패배, 자신감 상실이라는 경험은 어린 독자에게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야기 속 아이들은 그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돌파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또한 농구라는 소재를 통해 팀워크와 역할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긴장과 해소를 이끈다.
『덩크왕 고릴라를 이겨라』는 유쾌한 상상력 위에 현실적인 감정을 얹은 작품이다. 아이들은 고릴라와의 경기를 따라가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두려움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얼마나 강한가가 아니라, 끝까지 코트에 남아 있으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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