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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안전은 왜 불안을 부르는가, 『세이프 타운』 (장세아, 북다)

선의로 설계된 공간에서 시작되는 균열의 기록

최준혁2026년 4월 2일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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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타운.jpg출판사 제공

도시의 일상에서 안전은 점점 개인의 몫으로 밀려난다. 문을 잠그고, 경보를 설치하고, 낯선 이를 경계하는 일까지. 장세아의 장편소설 『세이프 타운』은 이 감각에서 출발한다. 안전을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일상이 된 시대, 한 공동체는 그 문제를 보다 급진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

소설의 중심에는 ‘세이프 타운’이라는 폐쇄형 주거 공동체가 놓인다. 외부인의 출입은 차단되고, 입주자는 추천과 면접, 주민 동의를 통해 선별된다. 공동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설계되어 있으며, 그 질서는 규칙을 통해 유지된다. 밤 11시 이후에는 정문이 닫히고, 어떤 방식으로도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 구조는 주인공 지수의 상황과 맞물린다. 폭행 사건 이후 삶의 균형을 잃은 그는 더 이상 기존의 공간을 신뢰하지 못한다. 세이프 타운은 그에게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다시 일상을 구성할 수 있는 조건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이곳에서 이전과는 다른 안정감을 경험한다.

그러나 소설은 이 안정이 유지되는 방식에 시선을 둔다. 공동체의 안전은 개방이 아니라 선별과 통제 위에서 작동한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은 서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규칙을 통해 경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그 결과 내부의 질서는 유지되지만, 그 질서가 요구하는 조건 또한 점차 분명해진다.

환영회 이후 발생한 한 사건은 이 균형을 흔든다. 타운 바깥에서 벌어진 죽음은 공동체 내부의 관계와 규칙을 다시 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운영 방식은 바뀌지 않는다. 통제는 유지되고, 공동체는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세이프 타운』은 사건의 충격보다 구조의 지속성에 주목하는 작품이다. 안전을 위해 설계된 공간이 어떤 방식으로 유지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남고 무엇이 배제되는지를 따라간다.

이 소설이 독자를 옭아매는 한 가지는 그것이다.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이, 언제부터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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