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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을 입은 낯선 존재에서 시작된 이야기, 『나는 경찰입니다』 (장영미, 정인출판사)
편견을 넘어선 첫 여성 경찰의 기록
출판사 제공
해방 직후, 거리에 제복을 입은 여성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경찰은 남자의 일이라는 인식이 강하던 시절, 그 낯선 장면은 호기심과 의심을 동시에 불러왔다. 『나는 경찰입니다』는 바로 그 순간에서 출발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권 순경이 있다. 그는 제복을 입고 현장에 나서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도움을 요청받기보다 먼저 의심을 받고, 때로는 노골적인 냉대를 겪는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는다. 사건 현장을 누비며 사람을 돕고, 공동체를 지키는 역할을 묵묵히 이어간다.
작품은 그의 일상을 따라가며 경찰이라는 직업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사라진 물건을 찾고, 갈등을 중재하고, 아이를 보호하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경찰’이라는 존재가 단순한 권력이 아니라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임을 드러낸다. 권 순경은 어린 순진이에게 손을 내밀며, 두려움 속에서도 누군가를 지키는 일이 어떤 선택인지를 보여 준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더 큰 질문으로 확장된다. 왜 어떤 일은 특정한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지는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의심받던 시대의 시선은 지금의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다. 작품은 이를 설명하기보다, 한 사람이 그 벽을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 준다.
『나는 경찰입니다』는 역사 속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경찰의 시작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거창한 영웅담 대신, 편견 앞에서 흔들리면서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따라가게 한다.
제복을 입는다는 것은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니라, 시선을 견디는 일이기도 했다. 그 길 위에 선 사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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