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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대신 지속을 선택한 사회를 읽다, 『자연과 사람이 가까운 초록빛 쿠바』 (신정환, 알렙)
정치와 관광을 넘어 생태와 생활 구조로 바라본 쿠바
출판사 제공
쿠바는 오랫동안 혁명과 봉쇄의 상징으로 소비돼 왔다. 이 책은 그 익숙한 이미지를 한 겹 벗겨내는 데서 시작한다. 시선은 국가가 아니라 생활로 내려간다. 자연과 사람이 어떻게 가까운 거리에서 살아왔는지를 따라가는 방식이다.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생태 비평을 연구해 온 신정환은 쿠바를 하나의 체제로 묶지 않는다. 대신 지리, 역사, 문화가 뒤섞인 조건 속에서 형성된 생활 구조를 추적한다. ‘혼종성’이라는 개념이 중심에 놓이고, 그 안에서 자연과 인간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이어진다.
서술은 도시와 농업을 동시에 다루며 전개된다. 쿠바의 도시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지 않는다. 주거지 인근에서 농업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곧바로 생활로 이어진다. 화학 비료와 대규모 자본에 대한 의존이 낮은 구조가 자연스럽게 유지된다.
이 배경에는 역사적 조건이 겹쳐 있다. 산업화가 제한된 환경, 경제 제재가 이어진 시간, 외부 자원에 대한 접근이 좁았던 상황이 생활 방식에 영향을 남겼다. 그 결과 생물 다양성과 해양 생태계가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유지된 사례도 확인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선은 더 구체적인 생활로 내려간다. 고장 난 물건은 버려지지 않고 수리된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이 일상적인 이동 수단으로 사용된다. 에너지 사용은 절제된 방식으로 유지된다.
이러한 방식은 선택이라기보다 조건 속에서 반복된 결과다. 그리고 그 반복은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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