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실패 이후의 장면을 다시 그리다, 『매일매일 봄날이면 좋겠어』 (천은진, 그린북)
무너진 꽃밭에서 시작된 회복과 관계의 이야기
출판사 제공
봄을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매일매일 봄날이면 좋겠어』는 작은 다람쥐가 꽃밭을 만들려다 겪는 실패를 따라가며, 시작과 좌절 이후의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냈다.
이야기는 다람쥐 다린이가 친구들과 함께 자신만의 꽃밭을 만들려는 계획에서 출발한다. 자리를 찾고, 흙을 고르고, 씨앗을 준비하는 과정이 차근히 이어진다. 하지만 억새밭에 살던 새들과의 갈등이 생기고, 이어진 봄비로 꽃밭이 무너진다. 준비해 온 시간이 한순간에 흐트러지며 계획은 중단된다.
이 장면 이후 서사는 방향을 바꾼다. 꽃밭이 사라진 자리에서 남은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는 점을 짚는다. 친구가 건넨 한마디를 계기로, 함께 보낸 시간과 경험이 형태를 바꿔 남아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여기서 실패는 단절이 아니라 이어지는 단계로 재배치된다.
이후 다린이는 다시 바깥으로 나간다. 예상과 달리 넓게 펼쳐진 들꽃 풍경을 마주하면서 시선이 바뀐다. 자신이 만들려 했던 공간과 이미 존재하는 자연의 풍경이 대비되며, ‘내 것’으로 한정됐던 시야가 확장된다. 동시에 갈등을 겪었던 존재들과의 관계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진다.
작품은 계절의 변화라는 구조를 바탕으로, 개인의 계획이 무너진 이후 어떻게 인식이 바뀌는지를 단계적으로 구성했다. 실패, 회복, 관계의 재구성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며,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감각을 중심에 둔 그림책이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