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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 재앙부터 바울의 선교까지, 『신들의 전쟁』 출간(송재흥, 미토)

고대 이집트·가나안·그리스-로마의 신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성경의 영적 충돌 서사를 재해석한 신학서.

장세환2026년 3월 30일 오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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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jpg출판사 제공

열 가지 재앙이 내릴 때마다 무너진 것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었다. 나일강이 피로 변한 첫 번째 재앙은 나일강의 신 하피(Hapi)의 붕괴였다. 개구리 재앙은 개구리 머리를 한 여신 헤켓(Heqet)의 무력화였다. 열 번째 재앙인 장자의 죽음은 신성한 존재로 숭배받던 파라오의 신성론이 완전히 무너지는 사건이었다.

『신들의 전쟁』은 출애굽의 재앙을 이집트 신화와 정면으로 대응시키는 데서 시작하는 신학서다. 송재흥 목사가 고대 성경 속 영적 충돌의 흐름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책으로, 3부 490쪽으로 구성된다.

1부 「열 가지 재앙과 고대 이집트 신화의 붕괴」는 재앙 하나하나를 이집트 신화의 신들과 일대일로 대응시키며 분석한다. 대지신 게브, 태양부활신 케프리, 태양신 라와 호루스, 곡물신 민과 이시스가 차례로 등장하고 무너지는 구조다. 2부 「가나안의 신들」은 가나안 정착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마주한 히위·헷·여부스·아모리·기르가스 족속의 신들을 종족별로 추적한다. 가나안 종교 지형 전체를 하나의 지도로 그려낸 뒤, 각 족속의 신 체계와 이스라엘의 충돌을 서술한다. 3부 「바울과 신들의 전쟁」은 시대를 그리스-로마 세계로 옮긴다. 헬라·로마 신들과 철학, 고린도 교회의 우상 제물 문제, 사도행전 곳곳에 남은 신들의 흔적을 바울의 선교 신학과 연결한다.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고대의 신들이 지금도 다른 형태로 작동한다는 관점이다. "돈과 성공, 성취와 인정, 그리고 다양한 이념과 가치 체계가 새로운 신의 형태로 자리 잡으며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전제다. 고대 신들은 인간 내면의 욕망과 권력, 두려움이 외적으로 형상화된 결과라는 해석 위에서, 성경의 영적 전쟁 서사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구조로 읽힌다.

송재흥은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캐나다 크리스찬대학교에서 기독상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질랜드에서 타문화 훈련기관을 설립해 선교사 훈련을 해왔으며, OM(Operation Mobilization)을 통해 터키와 영국 런던에서 교회개척 사역에 헌신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집트 신들의 붕괴에서 출발한 서사가 가나안을 지나 바울의 그리스-로마 세계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이 책의 뼈대다. 신들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충돌의 구조는 반복된다는 것이 3부 전체를 잇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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