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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 이후의 회복을 미술치료로 잇는 임상 교재, 『임상미술치료』 출간(김영민, 21세기사)
DSM-5·ICD-11 진단체계와 미술치료 개입을 연결한 전문서로, 정신건강의학의 심신 통합적 전환을 12장에 걸쳐 논한다.
출판사 제공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환자가 약을 먹기 시작했다. 증상은 가라앉았다. 그러나 거기서 멈춘다. 감정을 표현하는 일, 자기 자신을 다시 인식하는 일, 관계 안에서 주체로 서는 일은 약물이 닿지 않는 자리에 있다.
『임상미술치료』는 그 자리에서 미술치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다룬 전문 교재다. 정신건강의학이 증상 조절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삶 전체를 회복시키는 심신 통합적 의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집필됐다.
책은 12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임상미술치료의 이론적 체계와 낙인 문제를 함께 다룬다. 정신질환자에게 붙는 낙인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생성되는지, 미술치료가 그 해체에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DSM-5·ICD-11 진단체계와 연결해 설명한다. 2장은 아동기 후기부터 노년기까지 인간발달 단계별로 임상미술치료의 역할을 구분해 서술한다. 3장은 조현증, 알코올 중독, 우울증, 치매, 불안 등 주요 정신병리를 감별진단 관점에서 정리하고 각각에 미술표현 평가를 연결한다. 4장은 양자역학적 색채 이론을 임상적 맥락에 적용하는 방식을 다룬다. 색채 파장과 정서 반응, 색채 혼합의 문화적 맥락이 치료 현장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논한다. 5장은 실제 임상 사례로 구성되며, 6장부터는 약물치료와 미술치료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책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순서의 문제다. 약물치료가 먼저고 미술치료는 그 이후다. 급성기 정신증상에서 약물치료는 생명 보호의 문제라는 전제 위에서, 미술치료는 약물치료 이후 감정·신체 감각·자기표현·주체성을 다시 연결하는 매개로 자리매김된다. 약물치료 거부 환자에 대한 설득 전략, 보호입원·비자의 입원 상황의 윤리적 기준도 별도 장으로 다뤄진다.
10장은 이 책의 핵심 주장을 담는다. '정신건강의학과'라는 명칭 자체를 '심신건강의학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정신질환을 질병이 아닌 관리 영역으로 접근하고, 낙인을 구조적으로 해체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교육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논지를 담았다.
저자 김영민은 이 책이 정신건강 전문가, 예술치료사, 의료인뿐 아니라 정신건강을 삶의 문제로 고민하는 모든 이들을 독자로 상정했다고 밝혔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고통을 색과 선, 형태와 공간으로 드러내는 것이 치료를 '관리'가 아닌 '회복'의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이 이 책 전체의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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