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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논리로 설계된 식민 지배, 『조선 무단통치의 악마들』 출간(정일성, 한국학술정보)
무단통치의 구조를 인물과 자료로 해부한 근현대사 연구서
출판사 제공
일제 강점기 초기 조선을 지배했던 ‘무단통치’는 단순한 폭압의 시기가 아니었다. 『조선 무단통치의 악마들』은 그 시기를 하나의 통치 체계로 규정하고, 권력과 사상, 제도가 결합된 식민 지배의 구조를 추적한 연구서로 출간됐다.
이 책은 러일전쟁부터 한일병합, 조선총독부 체제 형성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며, 이토 히로부미와 데라우치 마사다케, 도쿠토미 소호, 아카시 모토지로 등 핵심 인물들의 역할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각 인물이 정책 설계와 실행, 사상적 정당화 과정에서 어떤 기능을 맡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그동안 국내에 충분히 소개되지 않았던 자료인 『조선통치 요의』를 중심으로 식민 지배의 논리를 해부한 부분이다. 이 문서는 무력에 기반한 통치 원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텍스트로, 저자는 이를 번역하고 해설하며 일본 제국의 지배 인식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짚어냈다.
책은 또한 헌병경찰 제도를 비롯해 군사력과 행정, 언론 통제 장치가 어떻게 결합했는지를 분석하며, 무단통치가 우발적 폭정이 아니라 치밀하게 설계된 통치 시스템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개별 사건이나 인물 중심의 서술을 넘어, 식민 지배가 작동한 전체 구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구성은 책략과 외교, 군사 통치, 지배 이념, 현장 실행으로 이어지며 점차 통치의 외형에서 내부 메커니즘으로 시선을 이동시킨다. 이 과정에서 당시 국제 정세와 일본 내부의 정치적 흐름까지 함께 짚으며 역사적 맥락을 보완했다.
한일 간 역사 인식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책은 감정이 아닌 자료와 구조를 통해 식민 지배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단서를 제시했다. 과거를 해석하는 방식이 현재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되짚게 하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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